지난 5월 15일, 서울지부에서는 광주역사기행에 가기에 앞서 서강대학교에서 사전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제목은 <광주민중항쟁과 오늘>로, 한국 근현대사 속의 광주민중항쟁, 그리고 평화캠프가 광주를 기억하는 이유와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를 듣기 위해 전국 각지에 계신 코디분들과 서울/울산지부의 자원활동가들이 함께했습니다. 강사는 르포, 논픽션 작가이자 <열여덟을 위한 세계혁명사>, <세월호를 기록하다> 등의 책의 저자이신 오준호 선생님이었는데요. 재치있는 농담과 경험담 등으로 유쾌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1980년 광주의 항쟁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발생했고, 어떻게 진행됐으며, 이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이 날 강연에서는 1960년 4.19혁명부터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 그리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잔악한 국가권력에 맞서 저항했던, 인간다운 삶을 요구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차례로 살펴보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워서 다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하기 쉬우나,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 전까지 잘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몇 줄의 글로 역사를 배워온 우리는,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싸움,죽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들은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한 역사를 바라볼 때, ‘특별한 사람들의 무언가’, ‘이미 지나간 일’ 정도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삶과 분리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광주민중항쟁을 이끌어낸 주체는, 많이 가졌거나 배운 혹은 강인한 정신력과 높은 결의를 지닌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결국 우리와 함께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평범함”이었습니다.
평범했던 광주의 사람들이 투사로 변하기까지, 공수부대에 의해 무참히 죽어간 수많은 이웃들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광주의 사람들은 이웃의 죽음을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며 침묵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저항의 역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평화캠프가 말하는 ‘평화’ 역시 그저 ‘조용한 상태’가 아닌,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 일상을 함께하고,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면서 여러 자원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주말이면 광주역사기행을 갑니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며, 묘역에 잠든 열사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5월 21일, 광주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