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나마스떼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이후 1년 만에 다시 네팔을 갔었고, 우리는 그 곳에서 하나의 흔적을 남기고 왔습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8월 그곳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평화캠프 코디네이터 2명을 포함 모두 9명이 네팔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여느 때보다 준비기간도 짧고 일정 변경도 한 차례 있던 터라 조금은 긴장과 걱정하는 마음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네팔의 8월은 우기. 활동 기간에 비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도 염려되었습니다. 다행이 낮 시간에는 비가 오지 않아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9명의 활동가들이 네팔 트리뷰반 인터내셔널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시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공항 밖 주차장에서 한 시간 우리를 태울 차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가끔 지나가는 네팔인 들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맑은 하늘을 뒤로 하고 사진도 찍고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4개월 만에 만나는 네팔 코디네이터가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모두들 짐을 싣고 차에 올라 카트만두에 있는 숙소로 향했습니다. 카트만두 저녁 퇴근시간과 맞물려 숙소까지 가는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친 몸들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FFN(Friendship Foundation Nepal:네팔해외자원활동 파트너) 대표님을 비롯한 코디네이터들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이번 워크캠프에 대하여 간략한 소개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내일부터 시작되는 바쁜 일정을 위해 각자의 방에 가서 일찍 쉬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을 일찍 먹고 일주일간 우리와 함께 활동할 해외 자원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 온 활동가들이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함께 차에 타고 BANEPA로 출발했습니다. 각자의 배낭과 짐을 차 지붕에 싣고 출발했습니다. 1시간가량 차를 타고 도착한 BANEPA 시내. 자주 비가 오는 탓에 캠프하우스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부터 걸어가야 했습니다. 각자의 배낭을 짊어지고 캠프하우스로 올랐습니다. 짧은 거리지만 경사가 지고 미끄러운 길이라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캠프 하우스 도착.

4개월 만에 다시 보는 캠프 하우스는 페인트칠을 말끔히 한 탓에 한결 새롭게 보였습니다. 각자의 짐을 풀고 바로 장을 보러 시내로 나갔습니다. 마실 물, 먹을 음식, 여기서 필요한 물품들을 산 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올라왔습니다. 해외 자원 활동가들을 포함해서 전체가 미팅을 가졌습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네팔 코디들은 이번 워크캠프 일정을 간략히 소개해 주었습니다. 미팅이 끝난 후 잠자리를 마련하고 모기장을 치고 팀을 나눠서 저녁준비를 하고 주변 청소를 했습니다.

네팔식 저녁을 먹고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면서 첫째 날을 마무리했습니다.

드디어 학교 가는 날, 아침을 먹고 작업에 필요한 페인트, 장갑, 붓 등을 챙겨서 캠프 하우스를 출발했습니다. 출발 후 마을 공터에서 간단한 맨손체조로 몸을 풀었습니다. 1시간30분이나 되는 산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체조를 마치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가다가 쉬기를 반복. 힘겹게 학교에 도착 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저희를 기쁘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환영인사를 해주시며 반가움을 표해주셨습니다. 환영행사가 끝나고 바로 학생들과 함께 놀이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포크댄스를 추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기차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식빵, 과일, 삶은 계란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바로 교실 페인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색을 입히기 전 창틀을 다듬고 벽에는 시멘트와 물을 섞어서 칠을 하였습니다. 교실2개를 완성하는 게 이번 작업의 목표입니다. 2시간 정도의 작업을 마치고 이제 캠프 하우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다시 1시간 정도를 내려갑니다. 그럼 일부는 씻고 또 일부는 시내로 장을 보러갑니다. 캠프 하우스에서 마실 물과 음식 재료를 장만하기 위해 매일 시내에 나가서 물건을 사와야 합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또 저녁을 먹고 다 같이 모여서 하루를 평가합니다.

하루하루 지나고 교실 페인트 작업도 마무리 되어 갑니다. 학교를 가는 길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힘들게 느껴지고 몸도 천근만근입니다. 하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학교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도 즐기고, 오고가면서 서로 나누는 이야기들, 자원 활동가들끼리 서로 내는 퀴즈풀이 시간, 각국 활동가들의 노래 뽐내기 시간까지. 일본에서 온 활동가는 한국어를 4년 동안 공부를 해서 어느 정도 한국어가 가능했습니다. 놀랍고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그 활동가에게 틈틈이 한국어를 알려주고 일본어 몇 마디를 배웠습니다. 해외 자원 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이해와 문화를 알아 가는데 매우 좋았습니다.

활동 중간에는 현지 단체인 FFN이 주최하는 “World Peace”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최근 에 발생한 각국의 테러에 대한 우려와 평화를 원하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했던 8월6일은 인류 최초로 핵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날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온 자원 활동가가 이 날을 기억하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여러모로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학교에 가는 마지막 날, 페인트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팀을 나누고 작업을 하기 위한 팀은 먼저 학교로 출발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마무리 작업을 위해 붓을 들고 열심히 칠했습니다. 점심 무렵 드디어 페인트 작업이 모두 끝났습니다. 조금은 아쉽지만 우리들의 노력으로 바뀐 모습을 보는 건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학생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캠프하우스로 왔습니다. 각자의 짐을 다시 챙기고 가져가야 할 것과 남길 것을 나눴습니다. 힘겹게 올라왔던 그 길을 다시 내려갑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주변 풍경을 눈에 하나씩 넣어 갑니다. 다시 카트만두로 왔습니다. 저녁을 다 같이 먹고 이번 워크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짧지만 즐거웠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또 누군가는 다음을 기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을 돕기 위한 우리의 활동이 어느 덧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두 번의 워크캠프를 진행했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나 아직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에는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워크캠프를 계획하고 함께 하려고 합니다. 평화캠프 네팔 해외자원활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던예밧

/ 김인 해외자원활동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