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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대회_자원활동가 교육의 중심

 

한 학기의 자원활동을 정리하고 새로운 학기의 준비를 하는 자원활동가대회는 언제나 넘치는 자원활동가들의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서로의 자원활동에 대한 격려는 물론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워가는 평화캠프의 의미가 더더욱 빛나는 시간이지요. 올해도 40여명의 참가자가 평화캠프의 역사를 함께 쓰고, 정신을 담아가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즐거운 시간에 한바탕 웃었던 두 장면을 회원들과 나누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면 못참는 성격) 소식지의 한칸을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1.‘풀을 베어버릴 꺼에요.’
그녀의 별칭은 ‘낫’이었다.

자원활동가대회 첫 프로그램은 각자의 이름을 짓는 것.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이름말고 내가 불리우고 싶은 별칭을 만들어서 대회 내내 서로를 그렇게 불러 주자 했다. 각자의 이름을 고민하고 있는데 한 모둠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무슨 일 일까. 다양한 별칭들 속에 가장 눈에 띄었던 이삼미 코디네이터의 별칭 ‘낫’ 탄생이유 때문이었다.

이삼미 코디네이터는 각 지부서류의 제출여부와 서류 검토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지부에서 서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함동엽 코디네이터. 꼼꼼한 이삼미 코디는 매번 서류 제출 때 마다 눈사이에 내천자(川)를 그리곤 했다. 가장 많은 서류를 제출하고 있는 서울지부의 함동엽 코디와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하지만 현실은 톰과 제리의 관계이다. 함동엽 코디네이터가 자신의 별칭을 ‘풀의 자연스러움, 겸손함등을 닮고 싶다’며 ‘풀’이라고 지었다. 이를 본 이삼미 코디가 ‘그렇다면 저는 ‘낫’이 되겠어요‘라고 선언한 것이다. 재미있게도 수원에서 서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슬비 코디네이터의 별칭은 ’종이‘ 였던 것. 신기한 별칭 먹이사슬(?)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2. 10분만 더 시간을 주셨으면 좋았겠어요.

언젠가부터 자원활동가대회 바다운동회 시간은 신입코디들의 손에 맡겨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입코디들의 고민 속에 제출된 기획안을 검토했다.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함께하는 놀이일 것, 결과에 대한 집착보다 놀이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서로 도울 수 있는 놀이일 것, 바다라는 환경을 잘 이용한 놀이일 것.’ 정도의 기준이었다.

전주지부에서 올해 여름캠프때부터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게 된 금동운 코디의 프로그램은 각 모둠이 둥글게 서서 진행자가 던져주는 풍선이 떨어지지 않게 협동해서 유지하는 것. 중간에 바닷물과의 경계지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꽤 재미있을 듯했다. 하지만 당일에 바람이 꽤 쎄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서울지부 문경원 코디가 제안하고, 이번에 새로 서울지부에서 활동하게 된 전누리 코디네이터가 진행한 머리에 물그릇을 이고 공이 담겨있는 들통으로 물을 옮기는 게임은 들통을 구하지 못해 세숫대야로 대신했더니 파워풀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두세번만에 공이 튕겨나가버려서 일찍 게임이 끝나버렸다.

서울지부 김정현 코디의 코스달리기는 바닷물이 우리가 그려놓은 모래경기장(?)을 덮쳐버리는 바람에 서둘러 끝냈다.

한시간이나 미리 나와서 준비를 했던 바다운동회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맨 첫 경기였다. 미리 신입코디들과 삽을 들고 모래사장에 파묻은 탁구공.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정된 장소에 얕게 그리고 약간의 표시를 남기며 탁구공 23개를 묻었다. 하지만, 시작소리와 함께 장갑을 낀 자원활동가들의 손은 마치 포크레인이라도 되는 듯 모래사장을 헤집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하나가 걸린 흰색 탁구공, 그리고 20개의 아이스크림이 걸린 주황색 탁구공을 찾기 위해 모래사장은 완전히 갈아엎어졌다. 포도밭 형제라는 동화가 있다. 일을 하지 않는 형제에게 밭에 보물이 있다는 유언으로 포도밭을 갈아 엎게 해서 다음 해 포도농사가 잘되었다는 동화. 딱 그 동화가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결국 16개의 탁구공을 찾아냈고 아이스크림 20개가 걸린 주홍색 탁구공을 포함한 7개의 탁구공은 찾지 못했다.

모든 경기를 끝내고 자유롭게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탄성이 난다. 모래사장에 묻어놓은 탁구공이 밀물에 물 위로 떠오른 것. 바다에 남기고 갈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주홍색 탁구공을 어떤 관광객이 가지고 놀고 있었지만 차마 달라하지 못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들었다. 자원활동가대회가 끝나고 각자가 제출한 평가서에 있는 한 줄이 눈에 띄었다.

‘10분만 더 시간을 주셨으면 좋았겠어요. 그럼 탁구공 다 찾을 수 있었는데’

내년 봄 농활때 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행해 봐야겠다.

 

/ 문미정  평화캠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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