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9-너의-목소리가-들려

지난 주 감기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에 어린이 대공원에 함께 가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저는 그때 도서관에서 남아있던 시험공부와 과제를 하며 틈틈이 올라오는 카톡 내용을 보고 있었습니다.
시험공부하다 과제하다 중간중간 드는 생각은 ‘내가 저기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였습니다.
이번 주 활동은 그래서였을까 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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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차라고 하지만, 한 번 빠질 수밖에 없었던 저에게는 세 번째 활동이었던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시험 스트레스도 없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휴식같기도 했습니다.
지민이를 만났을 때 저에게 했던 말은 “쌤, 지난 주 왜 안 오셨어요?”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몸이 아파서 그랬어.”라고 했지만 지민이는 “엄마가 말하길 시험봤다고 하던데요?”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분명 저는 보호자 분께 아파서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와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저는 몸이 아프다고 그러고 지민이는 아니라고 실랑이를 벌인 그 순간만큼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지민이의 말로는 하원 어린이 짝꿍이었던 지선쌤과 함께 지난 주를 보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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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 제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지선쌤이나 스탭인 윤지쌤과 같이 짝하고 싶다고 저에게 이야기했답니다. 제가 없었을 때 다른 쌤들이 잘 챙겨준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쌤들과 금세 친해져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야외광장에서 실내 프로그램을 할 정하상관으로 이동하는 내내 자동차에 꽂혀서 자동차 번호판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고, 단편 영화를 보기 전 중간 쉬는 시간에도 지하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술래잡기를 하기 위해 다시 야외광장으로 가는 때에도 자동차 이야기를 해주었죠. 지민이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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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경청하는 자세라고 하죠. 잘은 몰라도 저는 “아, 그래.”라고 반응은 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고나면 진심을 담아서 한 말이었는지 아니었는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기 말은 1분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2분 동안 들어주고, 3분 동안은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 쳐준다.’ 제가 좋아하는 데일 카네기의 명언입니다. 중학생 때 알게된 이 명언은 저의 행동을 바꾸게 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고 저 스스로도 굉장히 노력을 했고, ‘들어줘서 고맙다’라는 감사인사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왜일까, 지민이와 대화를 하면서 듣고는 있지만 건성으로 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민이는 제가 해주는 반응이 좋아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겠죠. 제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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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면 제가 제 동생에게 하는 방식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내버려두는 상황을 맞이하고는 합니다. 다른 관심사로 바꿔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제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아 때로는 속상하기도 합니다.이번 주 활동을 하면서 듣는 자세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잘 들어준 것 같으면서도 그저 흘려 듣기만 했었던 것 같아 지민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남은 활동 기간에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네요.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