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캠프에서는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4.3 제주 평화역사기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년 다녀오는 광주평화역사기행에서 마주하는 고민을 또 다른 현장에서 이어나가고 확장하고자 합니다. 프로젝트 후원은 아래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나의 삶 일부를 나누는 ‘자원활동가’입니다.

우리는 일주일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우리의 삶의 일부를 나누는 자원활동을 합니다. 장애어린이들과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은 물감놀이를 합니다. 발달장애청소년들과 두 손을 잡고 동네의 산을 오릅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목욕을 도와 잠시나마 개운함을 함께 느낍니다. 발달장애청년들과 눈을 맞추며 함께 살기 위한 약속을 연습합니다. 지속가능성 있는 세상을 고민하며 한 달에 한 번 청소년들과 생태자원활동을 이어갑니다. 여전히 사회 제도 속에 들어오고 있지 못한 사람들과 나의 일상 중 일부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배우는 자원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원활동 속에서 일상의 폭력을 마주합니다.

일상적인 자원활동 속에서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삶의 가장자리로 밀려나게 하는 폭력을 마주합니다. 발달장애어린이의 손을 쥐고 나서는 나들이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같이 받아내고 할머니의 목욕보조를 하며 씻을 권리를 넘어서 기본권이 당연하게 지켜지는 세상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하며 마주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함께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동등한 인간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꿈을 놓지 않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지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원활동이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우리는 폭력 앞에서 함께 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1948년의 제주도, 평범한 사람들의 처절한 역사.

매년 4월 3일만 되면 제주도는 쥐죽은 듯 조용해집니다. 한 집 건너 한 집, 향을 피우며 제사를 지내기 때문입니다. 1948년 4월, 국가폭력에 의해 죽어간 사람들은 약 3만명, 섬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숫자였습니다. 미군정과 군경은 제주도에서 반공주의의 이름으로 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고 학살했습니다.

푸른 바다, 인자한 돌하르방의 미소, 상큼한 감귤…… 아름다운 여행지로서의 제주도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역사의 장면입니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죽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에서 반공주의라는 이름으로 학살피해자들의 입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50년간 제주 4.3 항쟁은 말해서도 들어서도 안 되는 일로 치부되었습니다. 가족과 이웃을 잃고도 오래도록 침묵해야 했던 학살피해자들에게는 끝없는 터널을 걷는 듯한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72년 전의 일이지만 여전히 4.3 항쟁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현재진행형의 일이기도 합니다.

길 위에서 세상을 배우다_ 오는 4월 3일 제주도를 갑니다.

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에게 공포를 없애달라고 저항했던 이들의 삶,
내 곁의 사람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외면하지 않았던 이들의 삶,
국가폭력에 저항하며 함께 사는 삶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의 삶.

그러한 이름 없는 삶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걸음이 되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는 4월 3일, 평범했던 사람들의 처절했던 역사를 마주하러 제주도를 갑니다. 만약 그 때의 제주도민들이 이웃의 죽음에 눈감았다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항쟁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제주 4.3 항쟁은 역사 속에 기록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너무나 평범했던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 치열하고도 처절하게 싸워야했던 위대한 역사를 현장에서 배우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 속 자원활동에서도 변화의 씨앗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의미있는 역사기행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제주 4.3 평화기념관과 평화공원을 보며 항쟁으로서의 4. 3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4.3 역사순례길을 걸으며 국가폭력을 마주하고 평화의 의미를 곱씹어보고자 합니다. 4.3 항쟁을 추모하는 것이 지난 역사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서서 4.3의 정신을 현실 속에서 이어가는 실천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기행에만 멈춰 서지 않고 평화역사기행 프로그램을 기획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내는 일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평화역사기행을 알차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후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