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년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겨울, 더욱 더 더워지는 여름을 마주합니다. 인간의 생활뿐만 아니라 생태계 변화도 확인됩니다.
지난 50년간 2월~3월 평균 기온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 70년대 3월의 평균기온 3.45℃이던 것이 2000년 이후로는 평균적으로 5℃가 넘었습니다. 2월 평균 기온도 70년대와 80년대 영하이던 것이 90년대 이후에는 영상이었고 올해는 평균 2.5℃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2020년 양서류가 깨어나는 시기가 작년보다 최소 2주 이상 빨라졌습니다. 기후변화지표종인 양서류의 산란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겨울에 중국 등 지역의 얼음 위에서 새끼를 낳고, 4월 경에 최북단 섬 백령도를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평소와 달리 다수의 어린 개체들과 함께 1개월 이상 일찍 백령도를 찾아온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바닷물 온도 변화, 번식지인 중국 환경변화 등으로 추측됩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 바다를 황해라 부르는데, 이 황해가 100년을 기준으로 연평균 1.27℃ 해면 수온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해면수온의 평균 상승률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매년 겨울(약 4개월)의 결빙기간 동안 점박이물범들은 얼음 위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데, 기후변화의 영향이나 항해를 위한 선박 등에 의해 얼음이 조각나고 오염 등으로 훼손되면 점박이물범의 번식과 어린 새끼의 성장 및 생존 조건이 악화되어 생존 자체가 어렵게 됩니다.
생태계 변화는 인류의 삶도 위협합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인식과 실천도 중요하지만, 행정기관과 정치인들의 과감한 정책결정과 세부적인 행정계획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은 인천의 주요 정책결정자들이 현재 기후위기가 도래했음을 인지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 끝에 지난 4월 22일 지구의날을 맞이해 인천시장, 인천시교육감, 인천시의회 의장이 공동으로 ‘기후위기비상상황’임을 선언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이행과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과감한 정책 ▲에너지와 기후 관련 예산 확충, 관련 인프라 및 협력체계 구축 ▲교육과 캠페인 등 기후위기에 대한 자발적 참여와 공감대 확산을 약속했습니다.
퍼포먼스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장, 시장은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있는지, 이에 걸맞은 정책과 행정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이끌어 가는 것 또한 우리의 몫입니다.
인천녹색연합 박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