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네팔 워크캠프 참가자의 생생한 후기입니다.
작년 겨울 내가 미국 어학연수를 마칠 때쯤 아빠가 말했다. “네팔에서 자원봉사가 있는데….” 그 말을 듣고 난 신이 났다. 봉사하기는 내 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가고 싶어!” 난 자신 있게 이야기 했고 우린 네팔 봉사 날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가려니 왠지 모르게 두려웠다. 네팔이란 나라, 봉사 참여자들, 그리고 학원. 내가 어린이기에 할 수 있는 것도 적고 언니들도 조금 불편해할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중국공항에서 사라졌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니들이 “이렇게….” 하며 도와주었고 음식도 괜찮았는지 물어봐 주며 친해질 수 있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렇게 언니들과 한층 가까워진 다음 날, 우리는 네팔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네팔에는 공항이 비행기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버스로 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 같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낯선 사람들, 낯선 장소 신기했다. 공항에서 짐을 찾으며 구경하는 우리를 반긴 건 나빈과 마헤스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목에 천을 둘러 주며 환영해 주었다. 환영 인사가 끝난 후, 우린 캠프하우스로 향했다. 캠프하우스는 예상외였다. 넓은 마당과 정자, 그리고 예쁜 민트색 벽이 있었다. 그렇게 언니들과 놀고 캠프하우스를 둘러보며 하루가 끝났다. 그다음 날, 우린 봉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하였다. 교육봉사이기에 놀이를 생각했는데 놀이연구소에서 일했던 동희언니와 가연언니가 다양한 놀이를 알려줬다. 기대와 걱정을 가지고 우리는 출발했다. 첫날은 1학년이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감전 게임을 한 후 우리팀의 대표 놀이 ‘Where is this?’를 했다. “Where is ~teacher?” 하면 해당 선생님을 아이들이 잡는 건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달려줘서 고맙고 힘들었다. 두 번째 날은 2학년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들의 이름을 부르기 쉬워할지 고민하다 과일 이름으로 정했다. 나는 멜론 선생님이었다. 우린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놀았다. 오후에는 네팔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사원 같은 곳에 가서 힌두교 이야기도 듣고 정상에서 네팔 시내를 구경했다. 세 번째 날은 3학년이었다. 초상화 게임, 진주,조개, 파도 등을 했다. 세 번째여서 그런지 정돈된 느낌이었다. 오후엔, 네팔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시내도 가고 백화점도 가고…. 백화점은 한국과 비슷했다. 그러다 며칠 전 길에서 봤던 태권도장을 가보기로 했다. 나도 구경해 보고 싶어 같이 갔다. 태권도장에서”태권!“하며 외치는 모습이 귀여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도 하게 되었다. 계속 한 박자 늦게 움직이긴 했지만 즐거웠다. 태권도 하고 나니 어느덧 컴컴해졌다. 우린 집으로 돌아가다 배드민턴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신나게 쳤다. 지금 생각해도 신나는 경험이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학교로 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파랑 선생님! 학교 가기 전, 우린 명상센터에 들렀다. 힌두교의 역사, 그리고 유명 인물들에 대하여 들었다. 미간이 있는 부분에 영혼이 담겼다는 말이 놀라웠다. 4학년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다. 그날 밤, 우린 만두(모모)를 빚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만두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생 끝에 먹어서인지 맛있었다. 토요일은 봉사가 없는 날 이였다. 우린 새벽부터 일출을 감상했다. 해가 뜨는 모습이 멋있었다. 우리 가족은 하늘을 배경으로 점프 샷을 찍었다. 하지만 과도한 점프 탓일까. 엄마의 무릎이 다쳤다. 그렇게 뒤뚱거리면서 엄마는 산에서 내려왔다. 다음 행선지는 원숭이 사원이었다. 엄마는 들어가지 못하고 우리끼리 들어갔다. 귀여운 원숭이들도 보고 사원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대망의 마지막 봉사 날, 난 6학년을 만난다기에 두려웠다. 나와 덩치도 비슷하다니 혹시나 무시할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날 친구처럼 잘 대해주었고 그래서 고마웠다. 6학년이라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는데 좀 뭉클했다. 영어도 잘 못하고 가르치는 건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이해해 준 아이들에게 감사했다. 그날 밤, 우린 나빈과 마헤스를 위한 롤링 페이퍼를 만들고 잤다. 다음 날 새벽, 언니들과 아빠, 나 그리고 나빈은 나갈 준비를 했다. 바로 줌바댄스를 가기 위해! 우리는 케이팝을 들으며 줌바댄스 학원으로 갔다. 신나게 땀을 뻘뻘 흘리니 6시 30분이 되었다. 길거리에 있는 마트에서 주스를 마시며 버스를 탔다. 그렇게 아침을 보내고 네팔 호텔로 향했다. 정들었던 캠프하우스와 인사하면서 새 호텔을 맞았다. 호텔에서 체크인하고 네팔 시장에서 기념품을 샀다. 그리고 오후에 갈 곳을 정했다. 이때 카페에 가고 싶은 감성 카페 팀과 시내를 구경하고픈 탐방팀으로 나뉘었는데 나는 탐방팀이 되었다. 네팔의 역사박물관도 구경하고 보드게임, 네팔 티 등을 샀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다음 날 아침, 우린 근처 대학교를 구경했다. 구경 중 어떤 대학생들이 농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농구 시합이 시작되었다. 땀이 펄 나도록 농구를 한 후 우린 다시 카페 팀과 탐방팀으로 쪼개져 구경했다.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공항으로 가게 되었다. 나빈과 마헤스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짐을 보냈다. 공항에서도 즐겁게 게임을 한 후 비행기에 올랐다. 몇 시간 후 밤이 되어 어두컴컴해진 중국에 도착하였다. 우린 호텔에 갔다. 언니들과 중국 간식을 먹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아침이 되었고 우린 한국으로 갔다.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는데 네팔에서 즐거웠던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다. 학원, 숙제, 공부를 모두 떨쳐버리고 즐겁게 놀았던 시간. 한국에서는 학원이란 장소로 잃어버렸던 이런 순수한 즐거움을, 네팔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너무 즐거웠고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 언니들과 인사하고 학원에 있는데도 우리가 아이들을 향해 외쳤던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2주 동안 참 알차게 지냈던 것 같고 네팔에 대해 다시 알게된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또 방문하고 싶다.
네팔 워크캠프 참가자 김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