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활동은 인연 콘서트 전 바람개비의 마지막 활동이었습니다. 어느새 10주가 지나갔다는 것이 믿기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날씨가 제법 추워져서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옷이 두툼해진 것을 보면서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프로그램의 첫 번째 활동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미니 운동회를 함께 진행해보았는데요. 처음에는 몸 풀기를 위해 다 같이 호키포키와 멋쟁이 토마토 노래에 맞추어서 율동을 췄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처음에는 다들 민망한 듯 쭈뼛쭈뼛 거렸지만 결국에는 모두 함께 즐겁게 추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신문지로 공을 만들어 서로의 진영에다가 던지는 신문지 공놀이를 하였습니다. 이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나중에는 아이들보다는 선생님들이 오히려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지만 재밌게 진행하였습니다.
1교시 미니 운동회의 마지막은 돼지와 늑대 게임이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자신의 가면을 꾸미는데 열중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비록 술래잡기는 처음에 계획했던 룰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가면을 꾸미는 것을 그보다 더 좋아한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조각보 만들기를 했습니다. 지난 봄에 있었던 네팔 대지진으로 힘들어할 네팔의 친구들을 위해 바람개비 친구들이 마음을 담아 조각보를 꾸몄답니다. 아이들에게 활동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의문이지만 아이들이 예술혼을 불태우며 열심히 조각보를 꾸미는 모습을 보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나서는 다음 주에 있을 인연콘서트를 위해 다들 열심히 연극 연습을 했습니다. 바람개비는 인연콘서트 때 바람개비 음악단이라는 연극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모두 함께 대본에 맞추어 동작들을 연습해보고 악보를 보며 리듬악기 연주를 연습했답니다.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친구들도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것에 더 관심을 보인 친구들도 있지만 모두 다 같이 열심히 연습했으니 인연콘서트 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날 바람개비의 마지막 활동은 방학식이었습니다. 바람개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이제 곧 방학을 맞이하기에 이번 학기를 마무리하고 방학을 준비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방학 계획표를 짜보았는데, 바람개비 친구들은 다들 겨울 방학동안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 후에 정말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모시고 바람개비 선생님들이 미리 찍은 영상을 활동을 마무리 했습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은 이번이 마지막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영상을 보고 아이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뒷정리를 하니 정말 마지막 이란 것이 실감이 나더군요. 저는 스텝이어서 짝꿍선생님들에 비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도 그새 정이 들었는지 굉장히 서운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굉장히 아쉬워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활동을 왜 봉사활동이 아니라 자원 활동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이 봉사활동 가냐고 물어보면 민망해서 자원 활동 간다고 말할 만큼 제가 아이들에게 주었던 것 보다 아이들이 저에게 준 것이 훨씬 컸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은 짓궂은 장난도 쳤지만 저에게 가장 친근하게 대해주었던 아이, 덩치도 가장 크고 힘도 가장 세면서 자기보다 작은 아이들이 놀리면 화가 날 법도 한데 잘 참고 형 노릇을 잘해준 아이, 골목대장 같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예술혼을 가지고 있는 아이, 유일한 여자아이라 남자아이들 가운데서 불편할 법도 한데 프로그램 진행할 때 잘 따라주고 사진 찍을 때 항상 밝게 웃으며 예쁜 포즈를 취해준 아이, 가끔씩 험한 말을 하지만 사실 속은 따뜻한 아이, 자연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관찰하기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아이, 선생님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가장 열심히 참여해주고 질문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던 아이, 뛰어다니길 좋아해서 가끔씩 선생님들 혼을 쏙 빼놓지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미워할 수 없는 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얌전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짝꿍 선생님과 환상적인 궁합을 보이며 바람개비 선생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아이까지, 바람개비 친구들 모두에게 정말 고마웠단 인사를 다시 한 번 하고 싶네요.
정말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고 다른 바람개비 선생님들에게도 참 좋은 시간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평화캠프 서울지부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 자원활동가 이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