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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콘서트 열한 번째 이야기]

부양의무제 폐지 함께 사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세상속으로

권은희 / 평화캠프 코디네이터

12월 3일, 열한 번째 인연콘서트가
열리는 날의 분주한 아침 풍경.

아침 일찍부터 모인 스태프들은 안전을 위한 교육과 인연콘서트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짐을 옮기고, 곳곳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로비 부스를 준비하고, 안전한 공연을 위해 무대와 음향을 점검합니다.

같은 시각, 자원활동팀의 어린이들, 자원활동가들, 그리고 보호자들은 서울과 수원 곳곳에서 인연콘서트가 열리는 관악문화원으로 향했습니다. 인연콘서트에 대한 설렘과 2016년 2학기 마지막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한가득 안은 채로 말이지요.

오랜만에 인연콘서트를 통해서 평화캠프의 한해살이 자원활동을 만나고 싶은 회원들과 지인들도 아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겠지요.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같은 공간으로의 만남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부터 인연콘서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 부양의무제 폐지를
이야기하는 “세상속으로”

2016 인연콘서트는 벌써 열한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무상급식, 밀양 송전탑 반대, 중증장애인케어홈설립 등 인연콘서트는 그해의 사회적 의제들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실천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리고 2016년 이번 인연콘서트의 주제는 바로 함께 사는 세상, 부양의무제 폐지를 이야기하는 “세상속으로” 였습니다.

부양의무제는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 모든 부양의 책임을 ‘가족’에게 떠넘기는 제도입니다. 부양의무제는 다양한 현실 속의 조건과 상황을 외면하고 마지막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양산합니다. 평화캠프는 420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 참여하고, 자원활동가들과 캠페인, 세미나 등을 통해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실천을 함께 해 왔습니다.

공연장 로비에 ‘부양의무제 폐지 인증사진 찍기’, ‘서명운동에 동참하기’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미리 도착한 참가자들은 ‘부양의무제 폐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피켓을 들고 함께 인증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중에도 짝꿍이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띄었답니다. 물론 참가자들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서명판도 차곡차곡 ‘부양의무제 폐지’를 함께 이루고픈 참가자들의 이름으로 채워졌습니다.

아참, 로비의 한쪽에는 이번 학기 인연맺기학교에서 만든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커다란 바람개비인연맺기학교의 작품과 아기자기하게 만든 달팽이인연맺기학교의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쌤들과 어린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두근두근
인연콘서트의 막이 오르다.

인연콘서트 소개 영상과 함께 인연콘서트의 막이 드디어 올랐습니다. 매년 기대가 되는 인연콘서트의 사회자! 작년에는 귀여운 ‘소’ 인형이 함께해 주었던 것에 이어 올해는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미니언즈가 등장했습니다.

1부는 참가자들을 위한 광대마임공연과 마술공연으로, 그리고 2부는 자원활동팀이 직접 꾸미는 무대로 준비되었습니다.

색색의 옷을 입고 무대에 나타난 광대는 외발자전거를 타고 저글링을 하며 무대를 활보하며 웃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관객석의 어린이를 무대로 불러서 어린이들과 함께 다양한 마임을 선보였습니다.

이어 화려한 변검술을 선보이며 마술사가 등장했습니다. 종이봉투에 넣은 병이 사라지고, 서로 엮여있던 링이 하나로 펼쳐지는 신기한 마술이 이어졌습니다. 마술사가 펼쳐 든 책에서는 활활 불이 타오르고 그 속에서 비둘기가 나타날 때는 모든 관객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는 사람들도 즐거운 시간이었고 특히나 무대에 올라 함께 한 어린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되었답니다.

2016 자원활동영상으로 시작한 2부는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인연맺기학교 어린이들과 자원활동가들이 함께 열어가는 공연들로 이어졌습니다. 공연을 마친 어린이들은 사회자 ‘미니언즈’로부터 2016년 활동 동안의 소중한 추억이 들어있는 졸업앨범을 선물 받기도 했습니다.

평화캠프의 한 해의 마무리, 인연콘서트

참가자 모두가 무대에 올라 단체사진도 찍고, 저마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공연장을 나서면서도 그 헤어짐이 아쉬워 마지막까지 로비를 가득 채웠습니다.

2016년, 올 한해도 평화캠프를 함께 만들어준 자원활동가들과 어린이, 보호자, 후원회원분들 및 항상 응원과 지지의 힘을 보태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017년 세상을 바꾸는 평화캠프의 다양한 자원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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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맺기학교 공연스케치]

고슴도치 인연맺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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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토마토로 변신한 고슴도치 어린이들.
‘멋쟁이 토마토’ 동요에 맞춰서 무대에 올라 신나는 율동을 함께 했습니다. 빨간 옷과 초록색 잎이 어우러져 2부의 공연을 시작을 화려하게 열어주었습니다.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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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상의와 청바지를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는 커다란 물통과 작은 물병을 활용해 만든 리듬악기를 선보였습니다. ‘징글벨’과 ‘바둑이방울’ 노래와 어우러져 다채로운 리듬 악기소리가 공연장 가득 퍼져갔습니다.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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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온 완두콩인연맺기학교!
버스를 대절해서 먼 거리를 달려와 많이 힘들었을텐데도 화려한 무대 매너를 뽐낸 완두콩! ‘숫자송’에 맞추어 머리에 직접 숫자를 달고 신나는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달팽이 인연맺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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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와 병뚜껑을 이용해서 만든 캐스터네츠와 작은 물병으로 만든 마라카스, 그리고 리코더와 실로폰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춰 리듬악기를 연주했습니다. 공연장 가득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껏 물들었습니다.

도토리 인연맺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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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인연맺기학교는 두 모둠으로 나누어서 무대에 올랐습니다. 첫 모둠은 ‘smile boy’율동공연으로 어린이와 짝꿍쌤이 함께 눈을 맞추며 쌤들이 합심해서 채운 무대였습니다. 두 번째 모둠은 ‘참 좋은 말’ 동요에 맞춰 모두 귀여운 인형 탈과 인형 잠옷으로 무대 의상을 선보이며 깜찍한 율동공연을 이어갔습니다.


[인연콘서트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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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는 벌써 몇 번의 인연맺기학교 학기를 참여해오고 있지만 인연콘서트 참석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원 엄마와의 동행길은 들뜬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아이들이 한 학기 동안 선생님들과 열심히 즐기며 배운 연주가 드디어 시작되었을 땐, 지켜보는 내내 뭉클함이 밀려왔습니다. 제각기 다른 기질과 다른 특성이 아이들에게서 조화를 끌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그 숨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엄마들은 잘 알고 있답니다.

한 학기가 짧고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 퍼즐이 되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희는 또 몇 년 뒤에 지금의 짝궁 선생님 이야기를 문득문득 할 것 같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또한, 처음 참석한 콘서트에서의 멋진 마술공연도 좋았지만 뜻하지 않게 예원 엄마랑 제가 추첨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어 우리 바람개비 선생님들도 많이 축하해 주셔서 유쾌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아쉽고 서운하지만,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인연 콘서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와 함께 추첨 선물을 보며 기뻐했습니다.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내년에 인연콘서트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2016. 12. 15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 고가희 보호자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