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할수록 고민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새내기 캠프에 함께 했던 참가자가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평화캠프 서울지부는 지난 2월 10일부터 13일 사이에 새내기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포이동 마을에서 새내기 자원활동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자원활동론을 듣고 새로운 자원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20대를 어떻게 살아갈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짧지만 치열했던 그 시간을 엿보러 가실까요?
설렘 가득한 첫째날
설레는 첫 만남. 햇살 좋은 정오에 우리는 포이동 공부방에서 만났습니다. 처음에 어색했지만 참가자들은 공동체 놀이를 함께 참여하면서 하하호호 친해졌습니다. 서로의 명찰을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자기소개도 하고 서로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색함도 잠시, 공부방에는 곧 웃음꽃이 피었답니다. 즐거웠던 공동체 놀이가 끝나고 난 후 캠프 단장인 박홍선 단장의 캠프 소개와 평화캠프 소개, 포이동 마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캠프에서 어떤 것들을 고민할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박 3일동안 함께 실천할 내규를 함께 읽으며 함께 지켜나갈 약속들을 만들어나가기도 했습니다.
문미정 사무총장님의 자원활동론 강의로 본격적인 고민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봉사활동과 자원활동의 차이가 무엇인지, 자원활동의 원칙들은 무엇인지 함께 살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는 밥을 먹고나서 공부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다같이 OX 퀴즈를 풀었습니다. 하나같이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1등이 나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답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김승희 자원활동가가 1등이 되어서 손수 만든 메달을 받았습니다.
퀴즈가 끝나고 난 뒤에는 시사자원활동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캠프를 함께 기획했던 전누리, 유지은 자원활동가가 <2016년 우리를 화나게 한 뉴스 5>를 선정해서 뉴스 브리핑을 진행해주셨습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장애인 이동권과 프리미엄 버스, 경주지진과 탈핵,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등 다양한 주제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돌아보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떤 실마리가 있을지 토론했습니다. 토론 이후 각 조에서 생각한 실마리의 키를 발표해보기도 했습니다. 토론이 너무 열띠게 진행된 탓에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유익하고 치열한 시간이었습니다.
끝도 없는 고민들이 이어졌던 두번째 날_
어느새 첫째날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나서 캠프 참가자들은 미니 운동회를 하기 위해서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마침 따뜻하게 내리쬐던 햇살 아래서 함께 술래잡기도 하고 꼬인 손을 풀어보는 놀이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했습니다. 하루종일 실내에 있다가 바깥에서 달리기를 하니 힘들었지만 몸이 가벼워지기도 했습니다. 공터를 뛰어다니는 내내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운동회가 끝나고 점심을 먹고 드디어 <평화캠프 사람들>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평화캠프와 함께 인연을 맺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어떤 삶을 지향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패널로는 비누방울에서 시작해 코디네이터 활동까지 했었던 김희윤 자원활동가, 인연맺기학교부터 네팔 자원활동까지 평화캠프 서울지부의 자원활동을 섭렵한 신연주 자원활동가, 1980년부터 우여곡절을 겪으며 포이동을 지켜왔던 포이동 대책위 송희수 대책위원장님, 수원 완두콩 학교의 활동참여자 부모이자 꿈고래 협동조합에서 활동하시는 임신화 보호자분을 모셨습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이 평화캠프를 만나면서 어떤 고민을 이어나갔는지, 각자의 공간에서의 고민들이 어떻게 묶여나갔는지,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은 무엇인지에 대한 삶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공부방을 가득 메웠습니다. 어느새 한 역사가 되어버린 포이동의 이야기를 숨쉴 틈 없이 듣기도 했고 자원활동을 하며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갔던 자원활동가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했고 “우리 아이들의 꿈이 볼펜을 만드는 것에서 그칠 수 없다”는 보호자분의 이야기에 고민이 깊어지기도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도 조는 이 없이 반짝이는 눈으로 토크콘서트에 함께했습니다.
토크콘서트가 끝나고 난 후에는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에 대해서 토론하고 단어를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1조는 자원활동에 대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2조는 “빈칸을 함께 채우는 연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날의 이야기는 모두의 마음에 남아 살아가면서 고민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토론이 끝나고 나서는 어제 했던 시사이슈 자원활동 토론을 이어서 실제로 자원활동을 기획하고 홍보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조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 “일상 속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자원활동”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에서 요원컨셉을 따와서 홍보하는 것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2조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을 주제로 여성혐오를 없애기 위한 일상 속 자원활동으로 CCTV 자원활동을 발표했습니다. 일상 속에 녹아있는 여성 혐오적 표현들을 포착하고 바꿔나가는 활동의 아이디어가 빛났습니다.
일상 속에서 오늘의 고민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던 마지막 날
어느새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참가자들은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2박 3일 동안 지냈던 포이동 마을을 청소하고 나들이를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공부방과 마을회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빌려주신 마을 분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나니 어느새 아침 열시. 아이들을 만나러 바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캠프 마지막 날 함께할 나들이는 도토리 인연맺기 학교와 달팽이 인연맺기 학교 아이들이 함께하는 겨울 운동회였습니다. 각자 길음역과 신촌역에서 아이들을 만나 서대문 청소년 수련관으로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넓은 체육관에서 뛰놀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아이들과 서먹해하던 선생님들도 어느새 긴장이 풀려 아이들과 해맑게 뛰어놀았습니다. 전날 미리 함께 연습해본 멋쟁이 토마토 율동을 함께 신나게 춘 다음에 색깔 술래잡기, 색깔판 뒤집기, 돼지몰이, 미션 달리기 등 쉴틈 없이 뛰어놀았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은 아이들도 짝꿍 쌤과 캐치볼을 하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에는 운동회의 묘미인 박 터뜨리기를 하고 달콤한 초콜릿도 나누어 먹었습니다.
운동회가 끝나고 아이들을 데려다 준 뒤 새내기 캠프 선생님들은 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신촌 사무실로 모였습니다. 2박 3일 동안 함께한 서로에게 롤링페이퍼를 써주기도 하고 소감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고 2박 3일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는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한 선생님은 사범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고민이 많았는데 2박 3일 동안 참가자들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면서 이 길이 나의 길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같이 2박 3일 동안의 고민을 앞으로도 각자의 공간에서 이어나가기를 약속하면서 길고도 짧았던 2박 3일의 캠프를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을 고민하는 우리가 삶의 어느 길목에서 또다시 마주치리라 기대합니다.
2박 3일의 캠프가 끝나니 어느새 겨울이 끝나갑니다. 또 다른 자원활동으로 또 다른 인연들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_ 더 생생한 캠프 후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캠프에 참가했던 김승희 자원활동가의 후기를 함께 읽어보아요!
김승희 자원활동가 후기 읽기_ http://webpeacecamp.cafe24.com/wp/?p=23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