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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발런티어학교]

서로에게 마중물이 될 우리를 만나며,
새로이 시작하는 인연맺기

양다혜 / 평화캠프 서울지부 코디네이터

어느새 꽃망울이 움트는 4월입니다. 평화캠프 서울지부는 4월의 시작을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했습니다. 특히 저는 신입코디네이터로 제 인생의 첫 발런티어학교를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발런티어학교를 준비하면서 이틀의 교육시간이 지루하고 딱딱한 시간이 아니라, 함께 내딛는 우리의 첫 발걸음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에 조금 더 깊은 물음표를 던져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봉사활동이 아닌, 자원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며 바꾸는 새로운 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공동체놀이, 몸풀기 마음풀기

새로운 사람들이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 아직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로 어색한 공기가 흐릅니다. 이 어색함을 깨기 위해서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시작을 열었습니다. <내 짝을 찾아라>를 하면서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나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번, 나이를 넘어서 어떤 지하철을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지, 어떤 꽃을 제일 좋아하는지, 그래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거리감이 있었던 서로에게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고, 굳어있던 얼굴에 잠시나마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 평화캠프.
그리고 마중물이 될 우리들

평화캠프가 말하는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은 그동안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어느 곳에서 함께 인연을 맺으며 이렇게 더디지만 끈질기게 이어왔을까요. 평화캠프 소개에 이어 자원활동론을 함께 들으며 우리가 모인 연결고리인 자원활동이 어떤 방향과 원칙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귀를 기울였습니다. 봉사활동이 아니라 자원활동을 하는 이유, 그리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에 대한 고민들을 쌓아갔습니다. 내 일상을 바꾸며, 세상을 바꾸는 마중물이 될 우리들은 다시 한 번 자원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인권교육, 인권밥상을 차리며

인권이란 무엇일까요? 평화캠프에서 한 번이라도 인연이 되었던 자원활동가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질문이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인 인권이 지켜지는 세상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인권의 원칙들을 배워나가는 시간이 인권 교육이었습니다. 인연맺기학교의 장애/비장애 어린이, 하늘 달리기의 장애 청소년들, 비누방울의 할머니와 중증장애인, 포이동 재건마을 주민의 삶. 우리는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날 것이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인권을 함께 이야기하고 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팀별로 인권밥상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장애어린이의 인권 밥상을 차렸는데,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지 못한 시선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 장애인을 차별하는 시선들, 그들의 목소리를 눌러버리는 사회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맛있게 차려진 우리의 밥상처럼,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맛깔난 사회를 바라봅니다.

평등한 공간을 위한 첫 고민,
성평등 교육.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자원활동이라는 연결고리로 하나가 되기 위해 만났습니다. 보다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첫걸음은 성평등한 자원활동 운영을 위해 서로 약속하고 가꾸는 것이었습니다. 교육을 들으면서 어렴풋하게 느껴졌던 “평등”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나이, 성별, 학벌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것, 불평등한 모습을 보았을 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용기, 상처 주지 않는 관계 맺기. 우리 사회에 여전히 녹아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평등한 관계들을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할지 고민했습니다. 교육이 끝나고는 정말 어려운 숙제를 받은 기분이 들었지만, 이내 교육을 함께 들으며 같은 고민을 나눌 자원활동가들이 있어서 든든해졌습니다. 성평등한 자원활동을 위한 숙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팀별교육,
자원활동가로서의 첫 발걸음

가장 많이 공을 들이고 기대했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상반기 서울 인연맺기학교를 운영할 자원활동가들과 운영 계획을 함께 고민하며, 활동참여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인연맺기 학교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단순히 토요일에 놀아주는 것을 넘어서 삶을 함께 맺는 평화캠프의 인연맺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참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짝꿍 어린이마다 서로 다른 성향들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상반기 인연맺기학교가 어떻게 펼쳐질 지 함께 상상하며 계획을 세우는 그 시간은 참 소중했습니다. 한 명 한 명의 자원활동가들의 설레는 눈빛들을 보면서 이번 봄과 여름이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그 눈빛들 속에서 오히려 제가 인연을 맺어간다는 것, 함께 삶에 녹여낸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4월 1일, 2일, 이틀에 걸친 발런티어 교육이 끝이 났습니다. 10여 년 전, 모두가 차별없이 토요일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모두가 차별없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꿈으로 자라났습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이 곳곳에서 봄꽃같이 다채로운 색깔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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