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5-봄나들이-대문

 

/ 이해나 자원활동가

벌써 8회의 인연맺기학교 프로그램 중 두 번이 지나갔습니다. 인연맺기학교 자원활동은 매주 토요일 시작하기 전엔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까, 아이들이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다가도 막상 시작하고 나면 그런 것들을 전부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 회차를 지나며 저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더 알게 되고 진짜 ‘인연을 맺어가는 것’ 같아 우리 서울 인연맺기 자원활동가 분들께 이른 자화자찬을 해봅니다.

 

20170415 2주차 프로그램 1

저는 오늘도 역시 스탭 역할을 맡았습니다. 다만 못 오신 선생님들의 빈자리로 인해 스탭들의 일들이 조금 더 많아져 준비부터 정신이 없었습니다. 한 시간 일찍 모인 스탭 쌤들은 오늘의 프로그램 일정을 공유하고, 올챙이 송도 배우고, 준비물들을 준비 했습니다. 저는 인력난으로 한 반 당 한 분 씩 밖에 못 들어가는 진행 스탭을 맡은 관계로, 우리 조의 구급약품과 출석판, 목걸이 등을 챙겨 전지를 사러 쌤들과 같이 출발했습니다. 전지와 약간의 준비물들을 가지고 신촌역 토끼 의자로 갔더니 짝꿍쌤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쌤들께서는 신촌역 한 복판에서 사람 많고 쑥쓰러운 와중에도 열심히 올챙이 송의 율동을 배워주셨습니다. 열심히 참여해주신 쌤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ㅎㅎ

 

아이들이 도착하고,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장 역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으로 실내 아닌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저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앞에서 인솔을 하는 동안 어느새 저멀리 계단으로 뛰어가고 있는 아이와 그를 뒤 쫒는 아이, 그리고 그 둘을 뒤쫒는 쌤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멈출까 말까 고민하는 것도 잠시 우리는 정신 없이 다른 아이들을 붙잡고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습니다. 역에 내려서 평화 공원까지 가는 길도 체감상 약간 멀게 느껴져 힘들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덥지 않을까 맨 앞에 선 제가 혹시 길을 돌아온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이었습니다.

20170415 2주차 프로그램 3

아무튼 도착을 하고는 준비한 올챙이 송을 부르고 간단한 게임들을 하며 좋은 날씨를 만끽했습니다. 비눗방울 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비물 사정으로 인해 준비한 프로그램들을 못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좋은 날씨에 밝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도 좋고 약간의 여유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인연맺기학교의 아이들은 안전 상의 문제로, 혹은 또 다른 문제들로 밖에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합니다. 저 같은 경우,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는 밖에 나와 가만히 사람 구경하기도 하고 산책하기도 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하루동안 그런 시간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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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주차에는, 인력난으로 빠듯하게 스탭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많은 교류를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오는 길에 예원이와 하원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원이는 프로그램 진행하며 살펴보니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의사 표현도 약간은 내성적으로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즐거웠는지 저에게 오는 길에 많이 말을 했습니다. 예원이와 바깥 세상을 함께 보고 싶은 마음에 길을 걸으면서 함께 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저 혼자 이러쿵 저러쿵 말을 했더니 예원이도 어느새 활발히 저와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손을 꽉 잡아온다던가 눈을 맞춘다던가 하는 변화가 좋았습니다. 또, 오늘 재밌었니? 하고 물었더니 예원이에게서 처음 듣는 크고 높은 목소리로 재밌었어요!! 하는 터에 왠지 감동도 느껴졌습니다. 하원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씨를 곧잘 읽는 하원이는 지나다니는 길에 적힌 많은 글씨들을 보고 읽고, 또 도착하는 모든 지하철역에 대해 이번 역은 ~~역입니다 라고 제게 소개해줬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저에게도 이렇게 마음을 열고 다가온 것은 앞의 시간들에 짝꿍 선생님들께서 아이들과 마음을 많이 나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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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 주도 몸은 약간 지치지만 즐거운 활동이었습니다. 야외로 나갔기 때문에 생긴 많은 생각치 못한 아이들의 돌발 행동들을 뒤에서 묵묵히 케어해주신 코디 쌤들과 짝꿍 쌤들 덕분에 진행 스탭인 저는 앞으로 쭉쭉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