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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부 나무숲 자원활동가 안영빈 씀
지난 10월 25일 수요일 평화캠프 대구지부 나눔인권센터팀은 <안녕, 히어로>를 같이 봤습니다.
짧지 않은 1시간 반의 영화시간과 30분여간의 패널과의 대화 속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가족이 본 파업, 투쟁.
2009년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를 시행합니다. 그러면서 회사측과 노동조합측의 대립이 시작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아버지 김정운씨는 정리해고 명단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을 하다가 해고가 됩니다. 영화는 가족이 바라본, 그 중 아들인 김현우라는 사람이 바라본 쌍용자동차 투쟁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삶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대개 언론에서 사건에 대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봤지만,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매우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랄까요?
검찰청에서 나눠주는 교복을 받은 현우
현우가 왜 검찰청에서 나눠주는 교복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해고당하시고 가계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면서 현우는 자신의 아버지가 감옥에 갔던 이야기를 합니다. ‘크게 나쁜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우리 아빠는 감옥에 가야했지?, 감옥은 도둑질과 같은 나쁜 짓 저지르는 사람만 가는 곳이 아닌가?’라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참 교복을 나눠주는 그 장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쌍용자동차 투쟁 가족에 관한 낙인
일기 속 교사의 코멘트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름 진지하게 자신의 아버지 일에 대해서 일기를 썼는데, 밑의 코멘트는 ‘아버지가 쌍용자동차에 다니셨구나…’이었습니다. 이런 코멘트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생각하니 참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리고 현우는 늘 새학기가 되면 담임교사와의 상담을 꺼려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그건 아버지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이고, 자신은 그 가족이라는 낙인이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요?
공장으로 돌아가는 아버지, 학교로 들어가는 아들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는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엔딩은 공장으로 돌아가는 아버지와 학교로 등교하는 아들의 뒷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쁘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엔딩의 배경음악도 밝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사회의 특징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거의 매일 저녁 늦게까지 ‘공부’라는 하나에만 종속된 채로 살아야고, 성인이 되어서 취업을 하면 은퇴를 하는 그 순간까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합니다. 이 외의 활동들은 대개 ‘비생산적, 시간 낭비’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노동조합 업무를 다 마치고 집에 들어온 아버지가 아들에게 ‘게임 좀 그만해’라고 말하는 장면, 부부가 아들의 성적으로 걱정하는 장면은 씁쓸하게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엔딩 장면이 머릿속에 남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비단 그 가족의 장면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제쯤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다시금 던져준 영화였습니다^^
(안녕 히어로의 영어 제목은 Goodbye Hero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 감독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까먹었습니다…;; 혹 궁금하시다면 영화를 보시면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