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는 중국, 아래로는 인도가 위치하고, 작지만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는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로 떠나게 되었다. 한번쯤은 들어본 국가지만 생소한 나라, Nepal. 이곳으로 떠나기 전, 낯선으로의 자원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국가라 치안, 위생등에 대한 두려움도 앞섰다. 1월5~6일에 걸쳐 네팔 자원활동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였다. 각자에 대한 소개 및 어떠한 마음 가짐으로 이 활동에 임해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여태까지 나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여러가지 운도 많이 따라주었다. 그래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받은 사랑, 행복을 다른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캠프에 참가 한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에 가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보태고 사랑을 주며 나눔에 대한 기쁨을 얻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네팔로 떠나게 되었다.
네팔에 도착하기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경유지인 중국 쿤밍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야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네팔에 도착하기 전, 비행기 안에서 잊을수 없는 광경을 보게되었다. 바로 사진으로만 보던 히말라야를 눈앞에서 맞이하게 된 것이다!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믿어지지 않는 웅장함과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낄수 있었다. 네팔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하였다. 현지 코디인 마히스, 나빈을 만나 호텔로 이동하는 길에 내가 생각했던 네팔의 모습과 달라서 당황스럽고 신기하였다. 비행기에서 마주했던 그러한 대자연과 함께 맑고 초원이 펼쳐져 있는 모습일 줄 알았는데, 우리가 사진으로만 봤던 히말라야, 푸른 초원은 정말 일부분이었다. 사방이 비포장된 도로와 뿌연 공기로 가득했다.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개발이 덜 되어 있고, 낙후된 국가였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국가임을 절실히 체감했다. 호텔에 도착하여 간단히 스몰미팅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캠프하우스로 출발하였다. 택시로 3~40분 험난한 길을 달려 최종 목적지인 캠프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캠프하우스 1일차. 주변을 둘러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나마스떼~’ 인사를 전하며 학교로 이동하였다. 학교로 가는 길은 꾸며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염소, 개, 닭들이 길에 자유 분방하게 풀어져있고, 서울에서 보기 어려웠던 흙길과 쇠로된 흔들리는 다리위로 걸어가야만 강을 건널 수 있었다. (5일동안 적응할 수 없었던 무서움이었다!) 학교에 도착후 앞으로 5일동안 진행할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할지 간단한 구상과 예행 연습을 해보았다. 미리와서 둘러보니 학생들을 만나서 함께 보낼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기대되는 마음을 뒤로하고, 캠프 하우스로 돌아와 첫날밤을 무사히…. 보내는줄 알았으나! 간밤에 잊을 수 없는 추위가 나를 찾아왔다. 네팔의 일교차는 15도 정도이다. 원래 추위를 많이 느끼는 나인데, 일교차를 간과하고 보온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에 몇번이나 깼는지 모르겠다. 너무 추워서 눈물이 났는데, 그 눈물이 따뜻해서 감사한 느낌까지 들었다. 이때 너무 강렬한 추위를 맛본 나는 다음날부터 패딩, 모자, 장갑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핫팩과 함께 잠들었고 점점 네팔 날씨에 적응하였다. (마지막날에는 더워서 팔을 바깥으로 내놓고 잤다가 두 팔만 꽁꽁 얼었다…하하.)
캠프하우스 2~6일차. 한국에서 준비해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교에서 처음 학생들을 맞이했을때 순수하고 밝은 모습이 가득했다. 학생들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주고 싶었다. 나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최대한 학생들과 한 마디라도 더 해보고, 한 번이라도 더 웃음을 주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동안 자주 다가갔다. 고맙게도 학생들은 나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고 네팔에서 닉네임이었던 ‘Sandy’를 여기 저기서 불러주며 나를 찾아주었다. 기분 좋은 바쁨이었다!! 내가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마음을 그들도 알아주어 고마운 순간들이었다.
우리의 프로그램을 간단히 나열하자면, 실내에서는 책갈피 만들기, 팔찌 만들기, 탈에 색칠하기, 부채 꾸미기를 했고, 실외에서는 미니운동회, 이어달리기, 꼬리잡기, 닭싸움 등을 했다. 그리고 오전 활동이 끝나면 학교 내부에 미끄럼틀, 그네, 대문, 계단을 페인팅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두가지를 말하자면, 첫번째는 ‘한국 문화 체험의 날’ 이다. 실내 강당에서 학생들이 우리나라 전통 탈과 부채를 색칠하고, 실외에서는 한복을 직접 입어보고 사진도 찍어주어 한장씩 나누어 주었다. 마지막날에 진행한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제일 재밌어 하는 모습도 많이 봐서 그런지 머리속에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내가 사랑을 나누어 주러 온 곳인데, 그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때, 오히려 내가 더 많이 사랑받는 느낌이었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학생들의 웃음이 네팔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두번째는 학교에서 준비해준 ‘환영식’이다. 평화캠프 자원활동가를 환영해주는 짧은 행사였다. 식순 중에 학교 선생님 대표 한분이 나와서 말씀하시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자원 활동가분들은 여기에 왜 오시나요?’ 그래서 제가 ‘여가 시간이 나셔서 오시게 되었다’고 하니 한 학생이 ‘시간이 생기면 파티나 휴양으로 놀러갈 수 있는데 왜 굳이 여기로 오신거죠?’ 라고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저 분들은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어 주기위해 오신거야..’ 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이곳에 오심으로서 학생들에게 큰 본보기가 되어주신 것입니다. 훗날, 그들이 더 어려운곳에 가서 여러분들처럼 사랑을 나누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 나는 두근거렸다. 내가 여기로 온게 단지 네팔 자원봉사로 끝날게 아니라 작은 사랑의 불씨가 하나씩 퍼져 언젠가는 곳곳에 불씨가 퍼져있으리라 확신이 들었다. 한사람의 작은 생각, 행동이 세상에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다고 느꼈다.
2019년 겨울 네팔 자원활동가 김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