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이후 중단되었던 도토리 인연맺기 학교 활동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4월부터 격주로 활동참여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활동에 대한 자원활동가의 후기입니다.
활동 후기에 앞서
2021년 5월 1일 토요일에 수많은 회의와 고민 끝에 2021년 첫 도토리 활동을 시작했다. 도토리 고인 물고인물 유진 쌤은유진쌤은 사실 활동 후기를 잘 쓰지 않지만 정말 오랜만에 만난 정유와 우정쌤, 그리고 많은 쌤과 보호자들의 염원 끝에 만들어진 토요일의 도토리를 기념하고자 활동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활동을 준비하며
2020년 작년 도토리 인연 맺기 학교가 가을에야 겨우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졸업식조차 없이 11월에 활동을 끝마치고 말았다. 작년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버린 물, 컵처럼 흘려버린 듯이 보내고 코로나 상황은 점점 더 심해지며 종종 토요일을 비우지만 결국 도토리 활동을 못 하고 있었다. 후다닥 지나가 버리는 2021년에 도토리 쌤들과 가끔 안부를 전하고,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의 공간인 도토리가 보고 싶다는 아쉬움을 나누곤 했다. 그런그 런 데! (데 ! (서프라이즈 성우 톤성우톤) 준우 선생님이준우쌤이 이번 학기 활동 시작을 위한 회의를 하자고 얘기를 꺼내셨다. 작년에도 올해도 용기 내 단톡방에 먼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선톡을 날리는 우리의 팀 리 더 이준우 쌤.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에 몇몇 도토리 쌤들은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거나 다른 공부를 하거나 이래저래 많이 바빠졌는데, 이준우쌤은 그중에서도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러닝을 뛰는 엄청난 사람이다. 사실 제일 시간 많고 여유로운 사람은 나였는데, 도토리 활동에 대해 말도 못 꺼내고 있던 와중 이준우 선생님이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반갑고, 감사했다.
그렇지만 활동을 시작하기까지 준비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들 갑작스레 멈춘 도토리를 그리워했지만 1년의 시간 동안 많은 상황이 바뀌면서 모두가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아 아이들도 선생님도 활동의 여부가 불확실했다. 이번 도토리 활동 준비에 관한 회의를 거의 다 참석했는데 이렇게 회의했는데 시작도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내가 먼저 단체활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소규모 활동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얘기하면서도 너무 슬펐다. 사실 작년에는 도토리 그리고 평캠의평캠의 활동의 의의는 다 같이 한 공간을 공유하는데 있다며,공유하는데 있다며 소규모 활동을 반대한 건 나였지만 이제는 현실적으로 활동 진행이 힘들어 보였고, 사실 이번 학기를 놓치면 도토리가 이대로 공중분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를 마지막으로 도토리라는 공간이 없어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던 회의를 마치고 기존의 15명의 선생님 중에서 다행히도 10명이나 이번 학기의 도토리 활동을 참여해주셨다. 또 비록 이번 학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들 우리의 활동을 응원해주셨다. 그렇지만 6명의 회의 이후에도 코로나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악화되고 4차 유행에 대한 기사가 나오며 활동에 대한 고민이 점점 늘어갔는데….늘어갔는데 . . .
우울한 얘기는 여기까지고, 한 번의 온라인 회의가 무산되었지만, 그 후에 내가 열심히 준비한 두 번째 온라인 회의에서 많은 결정들을 이뤄냈다. (자랑). 원래는 첫 활동을 평화캠프 사무실에서 다 같이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소규모 활동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활동 규칙들을 약속했다. 역시 한다 하면 해내는 도토리. 그 후로는 빠르게 슉슉 짝꿍쌤들 매칭, 어린이 매칭, 새로운 톡방 계설 등등 모든 일이 신속히 진행되었는데 직접 만나지 못해도 새삼 우리 쌤들과 오래 함께한것이 여기서 빛을 발한 거 같아 뿌듯했다. 내 짝꿍팀 선생님인 우정 쌤 과정 우를 만나서 어떤 활동을 재밌게 해볼까! 라는 내용으로 열심히 고민했다. 우리는 찐 우정 정우 이름을 따서 #찐쩡우팀 이름도 만들고 (우정쌤 아이디어<3) 우정쌤은 답사도 갔다 오고 나도 사무실에서 물품을 챙기면서 설렘 반 걱정 반 정우를 만날 준비를 했다.
스펙타클했던 첫 활동 기록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깨달은 삶의 이치가 있다면, 이 거대한 우주의 먼지 같은 나 따위의 계획 같은 것을 이 험난한 세상이 용인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첫 활동 역시 쉽게 계획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활동 이틀 전 비가 올 수도 있다는 기상예보가 나왔고 성신여대 근처에 둘레길에서 야외활동을 준비했던 우리는 다급히 실내 활동공간을 찾게 되었다. 사실 내가 가보고 싶어서 고른 공간이 둘리 뮤지엄 이었는데, 이 망할 둘리 뮤지엄 웹사이트가 내가 분명히 예약했는데!!!! 예약확인이 안 되어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아마 사이트가 오류가 나서 예약이 안된 거 같은데, 와중에 마감이 되었단다. 활동공간이 갑자기 활동 당일 사라졌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둘리 뮤지엄에 전화를 끊은 후 흔들리는 멘탈을 붙잡고 네이버에서 활동할 실내 공간을 찾았지만 마땅한 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와중에 비 온 댔으면서 아침에는 날씨가 좋아서 햇빛이 눈에 들어오는데 쌍욕을 하면서 네이버를 뒤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아무리 찾아도 안 나와서 첫 활동부터 사비사용 금지 규칙을 어기고 진짜 내 사비를 털어서 방방이라도 타러 가야 하나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원래 활동 시간인 1시보다 1시간 일찍 열두 시에 우정쌤과 카페에서 만나 비상 회의를 가졌다.
다행히도 긴급회의 40분 만에 우정쌤께서 광화문에 있는 예약이 필요 없는 세종 이야기 전시회를 찾아주셔서 날씨가 좋으면 청계천에서 활동할 것도 생각하며 활동 장소를 결정했다. 다음 활동부터는 미리 실내외 활동 장소를 모두 고민해야겠다는 결론과 함께 2번 출구 앞에 도착한 정우를 향해 뛰어갔다.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지만, 정우는 특히 중학생이 되었음을 알아서 그런지 어린이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청소년 같은 모습이었다. 특히 정우의 목소리가 변성기가 왔는지 엄청 깊어져서 깜짝 놀랐고 그런데도 여전한 손동작이나 말버릇에 새삼 반가웠다. 다시 만나는데 반년 넘게나 걸려서 오랜만에 만난 우리를 정우가 완벽히 알아본 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께 빨리 가라며 손짓하는 정우를 보며 마음이 뭉클했다. 정우와 길음역으로 내려가면서 우리를 기억하는지, 도토리를 기대했는지 정우에게 귀찮은 질문들을 했다. 원래 이름표를 해서 선생님 기억나? 라고 하면 이름표를 들고 이름을 한 글자씩 손으로 가리키던 정우였는데 이번 활동에 이름표를 안 들고 가서 정우가 조금 당황한 것 같기도 하다. 소규모 활동인 만큼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특수상황에 대비해 이름표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정우가 좋아하는 지하철 문 열기 닫기를 10번 정도 구경한 뒤에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사실 1시까지 날씨가 좋았고, 날씨 앱에 강수확률이 점점 떨어져서 비가 안 올 수도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는데, 역에서 나와 전시회까지 가는 길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오기 전까지는 청계천에서 원래 준비한 활동을 조금이라도 하려고 물품을 다 챙겨왔는데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멀쩡한 척하고 정우와 함께 우산을 쓰고 전시회를 찾아갔다. 세종 이야기 전시관은 생각보다 이쁘게 준비되어있었고 볼 게 꽤 있었지만 정우의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흑흑) 여기저기 우정샘께서 정우야 이거 봐 여기서 봐 사진 찍자!를 외쳤지만, 정우는 정우의 시그니쳐 브이포즈 (손가락 세 개가 포인트*)를 대충 취하고 지나가 버렸다. 2층에 올라가니 신발 벗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정우가 준비라도 한 듯 안방처럼 눕는 게 귀여웠다. 내가 준비한 아이클레이를 꺼냈는데, 이게 예전에 활동 준비하면서 샀던 거라 오래되어 그런지 녹아서 흐물흐물해졌다. (흑흑2) 생각했던 것처럼 재밌게 갖고 놀지는 못 했지만 정우가 준비해 온 물티슈를 꺼내서 손과 책상을 닦는 새로운 정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청소년이 되더니 깔끔이가 된 정우…! 또 나오는 길에 정우가 자신의 신발과 함께 내 신발도 챙겨주었는데, 청소년이 된 정우는 더 남을 배려해주는 멋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전시회는 정우 취향이 아니었고,,, 아무리 우정쌤과 함께 전시회에서 놀 거리를 찾았지만, 정우는 금방 전시회 밖으로 나가려 했다. 지루해하는 정우를 붙잡고 있기도 싫어서 그럼 밖에 갈 곳을 찾아보자 하고 나갔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싶게 비가 왔다…. 가장 가깝고 그나마 재밌을 공간을 빠르게 찾다가 결국 교보문고에 들어갔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222 싶게 사람이 많았고 딱히 정우가 흥미를 느끼고 볼 것이 없었다…. (흑흑3) 그나마 정우가 재밌어한 건 서점 내 책 위치를 찾는 기계? 였는데 여기저기 클릭을 하더니 책 위치가 나온 조그만 지도가 프린트되어 나왔다. 요즈음 귀멸의 칼날이라는 만화가 유행하는지 정우가 만진 기계마다 귀멸의 칼날 위치를 찾고 있었다. 우정쌤과 열심히 재밌는 걸 찾아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정우는 손목시계도 없으면서 손목을 가리키며 아빠를 찾기 시작했다. (흑흑4) 정우한테 우리는 네 시까지 활동을 하고 이제 좀 있으면 아버지랑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더 서점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고 사람도 많고 밖은 비가 우장창창 내리고 있어서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카페로 향했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정우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건 달달 구리밖에 없고, 정우가 전시회에서부터 배고프다며 가져온 칸쵸를 먹으려 했고 (요즘엔 마스크를 내리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지금 앉아서 쉴 공간이 카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변명)
활동 전에 회의하면서 내가 활동 규칙으로 카페 가기 금지하자! 라고 했다가 아 비 오고 실내공간이 갑자기 필요할 수 있으니 유사시 카페 가기를 허용하자고 했는데 그게 첫 활동이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솔직히 나는 이번 학기 활동하면서 내가 카페에 가야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흑흑5) 그나마 다행인 건 정우가 앉아서 춤출 만큼 케이크와 초코우유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초고속으로 초코라떼랑 케이크를 흡입했다. 모두 맛있게 간식타임 냠냠하고 수다를 좀 떤 다음에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준비된 게 다 무산되고 날씨까지 아무것도 되는 게 없는 하루였지만 정우한테 오늘 재밌었어? 라는 말에 응이라는 답을 얻었으니 만족하기로 했다. 비가 우수수 떨어지는데 우산 둘로 우정쌤과 양옆에서 정우를 지켜보려 했지만, 정우가 신발이 다 젖어서 불편했을 텐데, 짜증도 안내고 우리와 함께해준 정우가 고마웠다.
정우는 귀여운 사진은 남겼지만, 아버지의 차를 보자마자 우리의 손을 놓고 뒤돌아보지 않고 차에 타 떠났다… 다음엔 더 열심히 준비할 게 정우야 ㅠㅅㅠ
여기서부터 진짜 활동 후기…
정우와 우정쌤과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정말정말 반갑고 즐거웠지만 너무너무너무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하루였다. 아침에 활동 장소가 예약이 안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멘탈은 반쯤 나갔었고, 원래도 체력 거지인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비를 맞으면서 축축 모드가 돼서 더 힘들었다. 그리고 준비가 모자랐던 만큼 아쉬움과 반성이 많이 남았다. 사실 내심 우리 #찐쩡우팀 준비는 완벽하다! 생각하고 다른 팀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팀이름만 완벽했다… 나는 얼레벌레쌤이었다… 활동 끝나고 다른 팀에 전화해서 후기를 물었는데 다들 재밌는 공간에서 활동한 것 같아서 정우한테 더 미안했다. 신나서 한걸음에 달려와 준 정우인 만큼 다음 활동은 더더더더 열심히 준비해서 재밌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활활) 도토리는 조금 시끌벅적 왁자지껄하지만 그래도 꽤 준비된 공간이었는데, 정우가 당황하진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만 또 이번 활동은 이번 활동대로 정우랑 모험한 것이라 스스로를 위안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게 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정우의 새로운 모습들을 봤다. 다 같이 모이지 못하고 소규모 활동을 하는 것은 아직도 매우 아쉽지만 그래도 몇 안 되는 장점으로 정우와 더 가까이 새로운 관계 맺음을 한 것 같다. 다음 주 일요일은 제발…날씨 요정이 되고 싶다…
평화캠프에서의 모든 활동은 마치고 나면 항상 새로운 고민이 남는데, 이번 학기 첫 활동을 마치고 역시 또 새로운 고민이 마구 생겨난 것 같다. 우선 가장 큰 건 역시 소규모 활동에 대한 고민이다. 인연맺기학교의 의의는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 외에도, 우리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안에서 우리만의 규칙을 만들어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인데, 이런 소규모 활동으로는 개인적인 친분밖에 쌓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 원래는 그래도 모두 짝꿍쌤 둘 짝꿍어린이 둘로 활동을 할 생각이었는데 활동 어린이 수가 생각보다 더 줄어들어서 1명씩 활동하는 어린이팀이 세 팀이나 되었고 다들 전보다 나이가 늘면서 어른인 짝꿍쌤들보단 어린이들끼리 노는 걸 즐기지 않겠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 5인제한도 있고, 또 코로나 상황 때문에 다 같이 하는 활동은 좀 무서운 게 현실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고민은 짝꿍 선생님 둘이 어떤 활동을 해야 짝꿍 어린이가 즐거워할까 하는 고민인데, 지금까지는 늘 단체활동이 주가 되어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인연맺기학교에서 인연맺기과외(..)가 된 시점에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어떤 곳에 갈지라는 고민이다. 예전에는 사실 야외 나들이를 하러 가면 일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국룰이었는데…. 그럼 다들 자지러지게 웃으며 뛰어다녔는데… 새삼 도토리 아이들이 그립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다 같이 하는 단체활동을 그리워한다. 또 나는 2017년부터 평화캠프에서 활동하며 이제 4년 차 고인물 짬빱가오가 있는데 고작 3시간 재밌게 놀 거리를 준비 못 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 다음 활동은 3시간 동안 짝꿍 친구를 자지러지게 웃게 만들겠어!!!
활동을 마치고 많은 고민이 생겼고 반성도 많이 남지만… 그래도 정말 보고 싶었던 정우와 우정쌤을 다시 만났고 또 작지만 새로운 도토리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기억하고 싶다. 작년에는 도토리 봄학기를 흐지부지 계획조차 못 하고 가을학기는 마지막 인사도 못 한 채 일찍 끝내야 했는데, 우리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을 논의하고 실행했음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무엇보다 나중에는 조금 지루해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정우가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도토리 모든 게 멈췄었다. 이제 다시 조금 늦게 시작하는 이번 학기를 천천히 봄학기의 도토리라고 생각하고 싶다. 예전에는 매번 회의마다 진지하게 고민을 나누고 어떤 완벽한 해결책을 생각해낼까 고민했다면 이번 학기는 조금 천천히,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 학기라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활동이 아닐까 싶다. 6번의 활동 중 이제 5번의 활동이 남았는데, 그 모든 순간을 내 마음속에 가득 담고 싶다.
- 평화캠프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선생님과 어린이의 관계는 이별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에 감히 아이들이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활동에서 오랜만에 정우를 보며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정우의 어리고 귀여운 모습도 좋아하지만, 이번 활동에서처럼 내 신발을 같이 챙겨주고, 나를 기다려주는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모습들도 참 좋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번엔 정우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선생님은 도토리 어린이들 모두의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과정을 응원해. 점점 더 어른이 되어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잊어갈지도 모르지만, 너희가 멋진 어른이 되어서 어렸을 적 웃음이 되었던 기억 조각으로라도 남을 수 있길 바라. 다들 항상 건강하고 가능하면 빨리 다 같이 보고 싶다! (새벽갬성 유진샘의 갑작편지)
2018년 정우는 비눗방울을 좋아했는데, 아직도 좋아할까? 나는 아직도 좋아해. 다음 활동에 우리 비눗방울 하자!
도토리 인연맺기학교 자원활동가 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