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201508소식지_3면_한자교실인터뷰김형명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한국은 문맹률이 낮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문제는 오히려 한국 사회에서 문해교육에 관심을 주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에서 음지에서는 문해교육이 필요한 분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책상물림이라는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무언가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할 필요성을 느끼던 차에 야학의 존재와 문해교육의 현실을 알게 되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야학소개좀 해주세요.
부산지부의 야학은 한글교실과 검정고시반을 운영 중입니다. 이 자원활동들은 격동의 세월 동안 배울 기회가 없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배움의 기회를 드리고, 교육의 중요성을 활동에 참여하는 모두가 알아가는 활동입니다. 그 중에 한자교실은 한글교실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한자로 구성된 낱말들을 한자를 알아보는 것을 통하여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있어요?
야학활동에 참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어머니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업을 하면서 친해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가정사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는 ‘여자가 무슨 학교를 가냐’라는 풍조 때문에 배우질 못하고, 젊어서는 결혼하고 아이들을 기른다고 배우질 못하고, 나이를 먹어서는 시간이 좀 생겼지만 ‘그 나이 먹고 배우는 것은 주책이다’라고 하는 분위기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그렇게 이분들은 지금까지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 할머니로만 살아왔지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신의 이름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살아온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분들의 지금까지 쌓인 한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도와드린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한말씀 부탁드려요.
예전에 어느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가장 크게 성장하게 된다고 체감을 하게 되는 시기는 나의 실력과 기술이 늘었다는 것을 느낄 때보다, 내가 조그맣게나마 한 행동이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을 때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 상반기를 끝으로 자원활동을 떠나게 됩니다. 제가 한 수업이 어머니들께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자원활동으로 저 또한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