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2주차 자원활동

2주차,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는 서울숲으로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길은 언제나 수다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추석에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더니 절을 했다는 짝꿍어린이이의 대답에 피식 웃음도 나는 길입니다. 오늘 진행 할 사슴 먹이주기, 나비, 곤충 체험, 팀별 축구, 런닝맨까지 프로그램들을 하나 하나 소개해주며 가는 길입니다. 순서를 되짚어 줍니다. 관심이 조금이라도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 조금은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자연, 동물을 좋아하는 짝꿍어린이의 변화되는 표정들이 기대됩니다.

타요버스, 그리고 사슴

드디어 서울숲입니다. 모두 타요버스 목걸이를 목에 걸고 타요버스 노래를 들으며 밧줄로 만든 버스에 타고 사슴방사장으로 이동합니다. 제 짝꿍어린이는 최고의 탑승객입니다. 타요버스에서 벗어나지도 않고 오히려 타요버스 맨 앞에 서서 출발합니다. 다른 친구는 자기가 택시라며 버스 옆에서 이동하네요. 버스놀이에 서울숲을 찾은 다른 가족들이 물어옵니다. 함께 타려면 어떻게 하는지.  죄송하지만 이건 서울숲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여서요…(ㅡㅡ;;)

미리 사슴에게 줄 먹이도 준비하고 입장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사슴먹이체험에 함께 하려는 가족들이 늘어갑니다 . 안내원은 먹이주는 법과 사슴에 대해서 설명해주는데, 짝꿍어린이는 지루했는지 자꾸만 먼저 가려고 합니다. 안내원의 설명이 곧 끝나면 친구들과 같이 갈거라고 이야기도 건넵니다. 드디어 설명이 끝나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오른쪽, 철조망 앞에 앉아있는 사슴에게로 다가가 먹이 주기를 시도합니다. 제가 먼저 손바닥에 먹이를 담아 먹이 주는걸 보여주자 짝꿍어린이도 곧잘 줍니다. 하지만 사슴의 혀가 손바닥을 핥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짝꿍어린이는 먹이 주는 것을 더이상 하지 않으려했습니다. 바로 다른 사슴에게 눈길을 건네며 장소를 조금 바꿔봅니다. 그리고 나서 울타리가 쳐져 있고 더 많은 사슴들이 있는 반대편으로 가서 먹이를 줬습니다. 재용이가 먹이를 손에 담지 않고 종이컵 채로 사슴에게 들이댄 순간 먹이는 한 번에 사슴이 홀라당 가져갔습니다. 끝이 났습니다. 아쉬웠지만 종이컵에 코를 박고 먹는 사슴을 보며 우리는 배꼽을 잡았습니다.

나비정원, 곤충나라

곤충식물원으로 향합니다. 여전히 타요버스 맨 앞에 선 제 짝꿍어린이는 바빴습니다. 바람에 날려 흔들리는 타요 목걸이를 앞이 보이도록 세심하게 뒤집어 가며 이동합니다. 중간에 연못이 나타났을 때 연못 쪽으로 급하게 보러갔다가 어느새 멀어진 타요버스를 보고는 놀라 달려갑니다. 멀어지는 타요버스를 향해 금방 달려가는 그 모습이 고맙기도 했습니다. 타요버스 놀이를 좋아한 짝꿍어린이들… 다음 시간엔 아예 코팅되고 튼튼한 목걸이를 만들기로 짝꿍선생님들과 이야기했습니다.

나비정원에 가서 짝꿍어린이는꽃에 앉아있는 나비들의 두 날개를 잡고 양 손의 두 나비를 맞붙였습니다. ‘만지지말고 눈으로만 보는 거예요’라는 안내글을 함께 읽으며 주의도 주었지만 금새 잡을 수 있는 나비들을 그냥 두고 보기만 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겐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나비들의 생명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나비를 따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나비정원에 빠져있다 곤충식물원에 떠났습니다. 나비정원과는 다르게 박제된 곤충이 많고 살아있는 곤충들은 그리 많지 않아 금방 둘러보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비정원과 곤충식물원에 흠뻑 빠진 짝꿍어린이들이 계속 머물기를 바라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할만큼 짝꿍어린이들을 잔디밭으로 달려갑니다.
우리들만의 술래잡기

마지막으로 잔디밭에 도착해서는 축구와 런닝맨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 때부터 제 짝꿍어린이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보다는 친구와 잔디밭 외곽에 낮은 돌담에 있는 개미, 거미들을 관찰했습니다. 중간에 잠깐 축구에 참여하긴 했지만, 대체로 뛰고 달리는 것에는 관심은 없어 보였습니다. 옆에서 친구는 “개미다!” 하면서 발로 마구 개미를 밟아 죽이는 시늉을 하며 짝꿍어린이에게 장난을 칩니다. 울먹거리며 “하지마”하며 친구를 말리기도 했습니다. “저거 다 가짜로 말만 하고 있는거야. 많이 놀랬어?”라고 몇 번 말해주자, 나중에는 친구의 장난임을 알고는 웃음 으로 넘겨보이는 여유까지 보입니다. 놀리는 즐거움에 빠졌던 그 친구도 금새 멋쩍어졌습니다.

우리끼리 ‘사마귀와 개미놀이’를 만들어해보았습니다.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실은 술래가 사마귀가 되어 개미들을 잡는 일종의 우리들만의 술래잡기입니다. 결국 가장 덩치가 큰 제가 사마귀 코스프레를 하고 개미인 짝꿍어린이들은 다른 짝꿍선생님들을 잡으로 쫓아갑니다. 자기가 술래를 하고 싶은데 잡히기만 해서 울음이 터졌습니다. 깜짝 놀라 당황했건만 “속았지~” 하면서 저를 덥썩 잡아버렸습니다. 술래잡기를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습니다.

파란팀, 노란팀으로 나누어 펼친 런닝맨 프로그램도 끝이 어느새 났습니다. 누가 파란팀이었는지, 노란팀이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짝꿍어린이들의 등은 어느새 서로의 팀이 바뀔 정도로 다른 색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그림자의 길이가 길어졌습니다. 서울숲에서의 아쉬움도 길어집니다.

 

/ 함동엽 평화캠프 서울지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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