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_news1_1

발런티어학교_신입자원활동가 교육의 시작

  평화캠프의 자원활동은 참 귀찮은 자원활동입니다. 모두가 회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원활동론, 인권교육, 성평등교육을 기본교육안으로 하는 발런티어학교를 이수하지 않으면 자원활동을 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 자원활동을 하는 분들이 들으면 놀라시겠지만, 처음 발런티어학교는 4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의욕이 대단했지요? 그만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자원활동을 기획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새로운 나눔 운동의 씨앗을 뿌린다는 자부심 하나는 컸으니 말입니다. 나눔은 인류역사에 차별과 억압이 존재한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실천한 보편적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울타리와 고정 관념에 갇힌 나눔운동을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연대운동으로 확장하려는 모색에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힘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단체들의 협동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누고 싶고 귀를 기울일 이야기들을 모두 교육과정에 포함했습니다. 무려 4주의 교육과정은 그렇게 완성되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은 없는 교사수칙을 함께 만드는 시간이 발런티어학교의 주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장애유형에 대한 교육이나 치료기법 등을 배우기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 맺어갈 인연맺기를 위한 교사수칙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교사 수칙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들춰야 했습니다. 인권이란 무엇인지, 성평등 사회는 왜 필요한 것인지, 장애와 빈곤문제는 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또 읽고 토론하고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매년, 매 학기 진행한 발런티어학교를 통해서 교사수칙은 점점 그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교사수칙이 현재 자원활동론의 시작입니다.

자원활동론은 평화캠프가 이야기하는 자원활동의 원칙들을 설명하고 있는 강의입니다. 그 여섯 가지 원칙은 자유의지(Free Will), 무대가(No Reward), 공익(Public), 대안(Alternative), 지속(Continue), 행동(Action)입니다. 내가 원해서, 내가 선택해서, 그래서 더욱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는 ‘내’가 만드는 활동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이 언제나 사회 구성원들 서로 서로가 연대하여 지켜 왔음을 잊지 않기 위해 자원활동론은 앞으로도 조금씩 변화하며 이어질 것입니다. 굳게 닫힌 세상의 자물쇠를 열기 위한 세상을 바꾸는 열쇠는 오늘도 새롭게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만들 것입니다.

발런티어학교에서는 인권교육과 성평등교육을 함께 진행합니다. ‘에이 누가 그걸 몰라. 다 아는 이야기는 왜 하지?’ 싶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성에 따라 역할을 나누고 모두가 그에 맞는 옷을 입을 것을 나도 모르게 기대해 예상치 못한 차별과 폭력을 낳기도 합니다. 하나로 뭉뚱그릴 수 없는 요구와 바람이 있음을 일깨우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언제든 필요합니다.

10여 년 전, 모두가 차별 없이 신나는 토요일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제 모두가 차별 없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꿈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의 자원활동이 사라지는 꿈도 여전히 꾸고 있습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목표는 변함없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자원활동인 평화캠프의 자원활동은 만들 때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자원활동은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는 생각 역시 변함없습니다. 참 귀찮은 평화캠프의 자원활동의 시작, 발런티어학교입니다.

문미정 / 평화캠프 사무총장

201604_news1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