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do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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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캠프는 꾸준하게 ‘사회적 약자와 기본소득’을 주제로 세미나 진행 및 기본소득 초청 강연회, 토크콘서트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는 7월 7일에서 9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대회를 맞아 평화캠프 회원이신 박선미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사무국장을 만나보았습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데, 어떤 대회인가요?

오는 7월 7일에서 9일까지, 사흘 동안 제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가 열리는데요, 대회를 소개하기 전에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가 어떤 단체인지를 먼저 소개해야겠네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는 영문명이 Basic Income Earth Network이고 비엔(BIEN)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지구네트워크”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 세계의 기본소득운동 단체들이 모여 있는 네트워크입니다. 1986년에 유럽의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만든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Basic Income European Network)로 출발해서, 2004년에 전 세계로 확대된 현재의 비엔이 되었습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는 나라별, 지역별 가입지부를 두고 있는데, 현재 23개 나라의 네트워크들이 가입지부로 있고,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와 기본소득남아프리카네트워크가 지역 네트워크로 있습니다.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즉 비엔 대회는 2년에 한 번씩 전 세계의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모여 기본소득 개념과 이론, 관련 쟁점들에 대해 토론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예를 들면, 2010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13차 대회는 ‘기본소득: 정의와 평화의 수단’를 주제로 했고, 201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14차 대회는 ‘기본소득으로 가는 경로들’을, 2014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15차 대회는 ‘경제의 재민주화’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올해 열리는 16차 대회는 ‘사회적, 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이 주제입니다.

 

주제가 ‘사회적, 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이군요. 기본소득이 지금 사회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니면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기는 한데,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으로 대회가 구성될지 짐작하기가 약간 막연하네요.

이번 대회에서 주목하는 것은 기본소득이 사회운동의 단계에서 정치적 제도적 실현의 단계로 나아가는 상황입니다. 최근,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같은 이른바 선진국에서 기본소득 실시를 구체적 계획으로 삼으면서 기본소득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경제적/사회적 불평등, 생태위기, 불안정한 노동과 불안한 삶, 젠더 불평등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본소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번 대회는, 기본소득이 정말로 이 같은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는지, 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그동안의 연구와 활동을 바탕으로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투표 일정과 핀란드 기본소득 계획이 수많은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고,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뒤에 정재승 박사가 기본소득 지지를 표명하는 등등,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 같은데요, 이번 대회에서 이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나요?

당연히 나옵니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발표주제이기도 해서, 오히려 너무 많이 다루는 것이 될까봐 약간 걱정하는 정도입니다. 이건 아마도 자동화와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의 연구성과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량실업문제를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핀란드, 스위스, 캐나다에 대해서는 얀 오토 안데르손을 비롯한 여러 발표자들을 통해서 생생한 현장소식을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평화캠프 회원들이 이번 대회에 참여하면 좋은 점을 세 가지만 얘기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전 세계 기본소득운동과 기본소득 지지자들을 큰 돈 들이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기본소득을 지지하거나 기본소득에 호감이 있는 회원이라면, 꼭 시간 내서 참여할 만한 이유이지요.

또 하나는, 빈곤문제, 여성문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인권문제에 대해 오래도록 연구하고 활동해온 세계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한 삶을 가로막는 여러 문제들을 좀 더 입체적으로 고민하고 상상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에는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21세기 인권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함께 할 예정입니다. 기본소득이 청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재원으로 마련해서 기본소득 실험을 하고 있는 독일과 미국의 청년들, 자존감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기본소득을 연구하는 일본의 청년들, 이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국제대회이면 영어로 발표할 텐데, 괜히 참석했다가 아무것도 못 얻는 대회가 될까봐 걱정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가 언어문제로 참가를 두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회의 간판급 발표자라고 할 수 있는 ‘기조발제자(keynote speakers)’ 발표는 한국어 동시통역으로 진행할 예정이고, 나머지 발표들도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아문제로 참석을 고민하는 분이 없도록 놀이방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8세 이하의 어린이가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많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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