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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캠프 사람들

#2. 서울바람개비인연맺기학교 고가희 활동참여어린이 보호자

[blockquote text=”인연맺기학교는 학기 시작과 함께 보호자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긴 시간을 들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란 생각보다 녹록지않아 늘 아쉬웠습니다. 평화캠프 사람들 인터뷰를 계기로 보호자 회원 한 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text_color=”#ffffff” width=”” line_height=”undefined” background_color=”#d69090″ border_color=”” show_quote_icon=”no” quote_icon_color=””]

 

함코디 : 어머님, 안녕하세요^^ 우선 이렇게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소개를 부탁합니다.

보호자 : 안녕하세요. 저는 평화캠프 서울지부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고가희 어린이의 보호자입니다. 가희는 서대문에 있는 통합학교, 홍은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함코디 : 바람개비 인연맺기학교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보호자 : 일단은 제가 장애인부모회 소속이라서, 부모회와 연계되어있던 인연맺기학교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함코디 : 그럼, 장애인부모회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보호자 : 제가 원래는 용산구에 아이 둘을 낳고 살았어요. 가희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용산구에 관련한 교육기관을 찾아보았습니다. 교육기관은 주로 강남구, 서대문구, 은평구를 중심으로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구립 통합 어린이집을 거의 다 돌아봤는데, 그중에서 가장 가희에게 적합할 것 같다고 생각된 곳이 홍은 어린이집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부근에 자리 잡고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그 후, 가희의 돌봄과 관련한 지원을 알아보던 차에 어느 날 TV에서 구청이 운영하는 ‘장애아동돌보미 서비스’를 알게 되어 신청했는데 장애인부모회에서 위탁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더라고요. 그렇게 장애인부모회를 알게 되었어요. 당시 장애아동돌보미 사업이 자치구마다 운영되던 것은 아니고, 서대문구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사업이었어요. 알고 보니 서대문 장애인부모회에 구의원이 한 분 계시는데, 그 분이 서대문에 계시면서 마을공동체 등 지역사업으로 기반을 닦아 놓으셨더라고요. 서울장애인부모회의 창단 멤버이자 서대문장애인부모회 회장이시기도 하셔서 장애인부모회에 관련된 모든 사업을 처음부터 해 오셨습니다. 그분을 만나면서 장애인부모회의 소개로 인연맺기학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가희가 어려서 참여를 못했고, 초등학생이 되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함코디 : 가희가 인연맺기학교에 참여하게 된 지 1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인연맺기학교에 참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보호자 : 일단은 발달장애 친구들이 사회성이 가장 부족한 데다 요즈음은 형제, 자매가 많지가 않잖아요. 이런 언니, 오빠들을 만날 기회도 잘 없고요. 그 시간에 부모도 조금 휴식을 할 수 있고요. 어떻게 보면 1대 1로 전담을 해주시니까 그게 가장 믿음직스럽고요. 어디 맡기려고 해도 그렇게 봐주시는 곳도 없고요. 복지관도 자원봉사선생님들과 함께하는 사업이 있지만, 캠프와 같은 단발성 사업이에요. 어떻게 보면 스펙을 위해서 일회성으로 오시는 선생님들도 많아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저희 애들이 이렇게 한 번 본다고 해서 친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요. 어릴 때부터 복지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은 자원봉사선생님을 만났어요. 주말 등산 프로그램 등이요. 그때마다 선생님들이 바뀌더라고요. 예를 들어 마포구는 한화, 매트 라이프 같은 기업 차원의 사업을 연계해 주는데 선생님들이 계속 바뀌시는 거예요. 사회복지사 선생님 1명과 자원봉사 선생님 1명이 매칭이지만, 그 다음 주에 가면 또 다른 선생님으로 바뀌어 있어요. 그런데 인연맺기학교는 한 학기 동안 한 명의 선생님과 쭉 활동해서 그런 점이 좋아요. 그리고 장애이해교육 등 사전 교육을 많이 진행하는 것도 굉장히 좋고요. 엄마들은 어떻게 보면 힘이 없어요. 보호자분들을 많이 만나보셔서 아시겠지만, 아이들 보느라 많이 지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짧지만, 실외 활동 같은 경우엔 꽤 길잖아요. 그래서 그 시간 동안 보호자들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고,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거나 재충전을 할 수 있어 좋아요. 근데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 때에도 쉬지 않고 활동을 해 주고 계시잖아요. 저는 시험 기간에는 선생님들의 피로도를 조금 고려해서 쉬었다가, 차라리 주 차수를 더 길게 해서 늦게까지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소망이 있네요. 하하.

 

함코디 : 맞아요. 저희도 그럴 수 있으면 좋은데 일단 학기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지방으로 내려가시거나, 해외 유학이나 여행 등 다른 일정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쉽지 않더라구요. 보호자 : 아이들의 방학이 길어서 방학 때는 엄마들이 정말 힘들거든요. 온종일 아이를 봐야 하니까요. 마포에 휘북이(휘파람 부는 거북이) 학교 같은 경우에는, 미취학어린이도 참여할 수 있어요. 가희도 2년 정도 했어요. 몇몇 대학교들에서 선생님들이 모여 진행하는데, 선생님들 간의 끈끈한 정 같은 게 있어서 몇 년씩 오랫동안 활동을 유지하는 점이 좋더라고요. 선생님들이 자기 짝꿍어린이 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어린이와의 유대감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이제는 서대문 소속이라 바람개비와 함께 하는데, 사실 바람개비는 전체적인 멤버십보다는 자기 짝꿍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느낌이 더라고요.

 

함코디 : 그렇죠. 멤버쉽도 참 중요한데, 저희 멤버십이 또 학기마다 달라서요. 하하하. 휘북이도 평화캠프 인연맺기운동본부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만…

보호자 : 지난주 남산 나들이 때에도 좋았던 것이, 보통 활동이 끝나고 짝꿍선생님과 보호자가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고 헤어지는데, 그 날은 짝꿍선생님 뿐만 아니라 코디 선생님과 다른 몇몇 짝꿍선생님들도 가희에게 잘 가라고 인사해주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 짝꿍어린이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모든 선생님이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시는 점이요. 소속감과 유대감을 가지고 잘하실 것 같아요. 하하.

 

함코디 : 최근 고민은 무엇인가요?

보호자 : 장애 어린이를 자녀로 두고 있는 보호자들 생각이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 이잖아요. 내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더 좋은 집을 산다거나, 아이에게 후견인을 세운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방식의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장애인부모회에서 지속해서 활동하면서 아이들의 자립이나 직업에 대한 고민을 담아 사회적 행동들을 하려고 노력해요. 현재 동대문구와 그 인접한 곳에는 특수학교가 거의 없어요. 성일 중학교에 발달장애인 직업교육센터를 세우려고 하는데, 지역이기주의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큽니다.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요. 며칠 전에도 서울시교육청에 가서 엄마들이 농성했거든요. 저희가 아이들을 위해서 할 일은 누군가 해 주기를 바라며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여러 행동을 해 나가는 것으로 생각해요. 저도 아이 두 명을 키우면서 집회 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아요. 아이도 돌봐야 하고, 사회적인 문제가 있을 때 직접 나서야 하고. 여건이 안돼서 집회에 자주는 못 나가지만, 장애인부모회 소속인 분들은 모두 한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아이 어머님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 집회에 나가자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도 해요. 그런 시선들 역시 조금 힘든 부분 인 것 같아요.

 

함코디 : 마지막으로 평화캠프 회원들께 해 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보호자 : 일단은 후원을 좀 많이 해주세요. 하하. 저는 개인적으로 감명 깊었던 것 중 하나가 평화캠프 상근자들이나 자원활동가들이 모두 자신의 돈 일부를 평화캠프에 후원하면서 자원활동을 한다는 점이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요. 자원활동을 비록 못하더라도 꾸준히 후원을 해주시면, 더 많은 프로그램이나 자원활동팀을 만들어서 활동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런 사업이 전국적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주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많은 분의 후원으로 더 많은 자원활동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함코디 : 오늘 긴 시간, 진솔한 이야기들을 많이 전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함동엽 평화캠프 서울지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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