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캠프를 처음 접한 날이 살인적인 더위를 기록한 여름이었는데 벌써 선선한 바람이 부는, 때로는 춥기까지 한 가을이 되었다. 여름 캠프를 끝나고 인연 맺기 학교를 시작했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을 계속 만나고 싶었고 여름 캠프 때 즐거워하던 어린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매주 토요일, 인연 맺기 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지금의 짝꿍 도우에게 나는 미안함이 많은 선생님이다. 우선 도우는 체력이 넘치고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지금 내 발목이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항상 다른 선생님들께 도우를 부탁드리고 앉아있기만 한다. 또 도우는 종이접기, 만들기를 좋아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만들기에는 전혀 소질이 없다. 집에서 종이접기 방법을 찾아보고 친해질 방법을 찾아가고 있지만 일단 지금은 같이 뛰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쉬울 뿐이다. 언젠가 나들이를 갔을 때 도우랑 손을 잡고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길을 걸었다. 도우의 관심 분야를 미리 알아가 질문하고 같이 나누면서 비록 친해졌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도우와 함께 대화하는 방식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