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학생인 나에게 봉사란, 헌신적이고,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발적으로 해야 하며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예를 들어 몸이 불편한 사람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거나 어르신들의 편의를 돌봐주는 행위 같은 것 말이다. 그런 탓에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봉사를, 그것도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하게 되었을 때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중, 고등학교를 지나오면서 나름 여러 봉사활동 들을 해왔지만, ‘봉사를 제대로 했다.’라는 뿌듯함이나 보람을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지속성이 없었고, 체계적이지 않았으며, 봉사 대상자들과의 관계 형성이 잘 되지 않아서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콩세알인연맺기 학교는 조금, 아니 많이 달랐다.
다양한 성격과 성향을 지닌 장애 어린이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활동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말 그대로 ‘인연을 맺은’ 이 활동은 그동안 장애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꾸었으며, 처음으로 봉사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불갑사로 소풍을 간 것, 단풍잎을 줍고 지점토로 동물을 만들어 귀여운 동물원을 꾸민 것, 그리고 내가 직접 계획하고 진행했던 요리 수업 등 모든 수업 들이 재밌고 즐거웠다.
앞으로 한 번의 수업만이 남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간의 활동들을 잘 마무리하고 웃으며 ‘안녕’이라고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콩세알자원활동가_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