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택 도배자원활동 부팀리더
지난 4일, 울산지부에서는 하반기 자원활동가 중간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주제는 기본소득, 제목은 <꽃은 물과 햇빛이 필요하고 사람은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입니다. 제목이 참 예쁘면서도 기본소득의 당위성을 잘 담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사로 오신 분은 <세월호를 기록하다> 저자로도 잘 알려진 오준호 선생님.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화법으로 수강자들을 집중시키시는 강사이십니다.
강연의 서두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인도 마디아 프라데시 주의 여러 마을에서 진행 중인 기본소득 실험을 예시로 등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모조리 술이나 담배를 사는데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기본소득으로 인해 생긴 안정성 덕에 사람들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술도 덜 마시고 받은 돈으로 장사를 하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게 되었다”
우리 중 대부분도 아마 위에서 말한 ‘많은 사람들’에 포함될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허투루 쓸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하지만 당장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그냥 생긴 돈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쓰지 않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그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일종의 편견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준호 선생님은 ‘기본소득은 거저 받는 돈이 아니라 권리’라고 역설하셨습니다. 꽃이 받는 햇빛과 물이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을 한 대가로 돈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대가를 지불한 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 혹은 노동이 아닌 존재 자체만으로 구성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우리 모두는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입니다.
이번 중간교육을 통해 ‘기본소득은 자원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어려운 활동참여인뿐 아니라, 경쟁 일변도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매우 절실한 대안’임을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