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돌고래 인연맺기학교 4회차 주말학교 활동후기
* 2조의 김진수 자원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
“민준이 달래기 : 두 개의 약속”
처음 입학식 때 어색해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는 민준이였다. 두 번째 만남 때는 집 앞에서 보자마자 잡고 있던 엄마 손을 놓고 나에게 달려와 내 손을 잡았다. 그렇게 무뚝뚝했던 아이가 표정이나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행동으로는 표현을 하는 것 같다. 내심 마음에 들었었나보다. (크크크크) 그렇게 두 번째 할로윈, 세 번째 플레이주 등을 하고, 이제 네 번째 마저도 끝이 났다. 앞으로 방학캠프를 포함하면 3번의 활동이 남았다.(ㅜ.ㅜ)
이번 주차 수업은 오전에는 음식 만들기를 하고 만든 것을 점심에 먹고 오후에는 야외에서 체육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시작이 좋지 않았다. 활동을 하기로 했던 장소까지 가는 버스가 가는 곳 마다 30분 정도씩 기다려야 해서 늦고 말았던 것이었다. 어쩐지 그때부터 민준이가 씩씩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 불안한 징조를 읽었었어야 했다..) 그렇게 우리가 북구 친환경 급식지원센터에 도착했을땐 이미 30분이나 늦었다.
[사진: 뒤늦게 도착해 급하게 밥을 만들고 있는 민준이와 짝꿍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혼자만 즐거워하는 글쓴이… 부들부들]
급히 자리에 앉아서 30분간 못했던 활동을 속전속결로 민준이에게 알려주고 하게끔 하였다. 급하게 활동을 끝내자마자 끝내 속에 담아 두었던 울분이 터졌나보다.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막무가내로 하기 싫다고 발버둥 치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지만 ‘몰라’, ‘하기 싫다’라고만 반복하면서 계속 울었다. 그래서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달래고 더 이상 울지 않기로 하는 첫 번째 약속을 하였다. 민준이 입장에서는 그걸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으로 참는 모습을 보면서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잘 지키려는 아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지나가다가 만나는 선생님들에게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라는 질문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때 계속 이런 말을 하는 민준이를 보며 ‘아 얘가 늦게 와서 다른 사람들이 먼저 하고 있는 게 상당히 억울했나보다.’ 라고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이 일찍 온게 아니라 우리가 늦게 온 것이라고도 수차례 알려줬지만 돌아서면 잊고 다시 또 다른 선생님에게 왜 이렇게 빨리왔냐고 물었다.. (다음부턴 절대 안 늦어야겠다는 생각을 수차례 했다…) 그래서 두 번째 약속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왜 빨리 왔는지에 대해서는 집에서 생각하기로. 이제부터 생각하기 없기로..
그렇게 해서 우는 민준이를 다그치느라 사실 나도 뭘 했는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이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후 활동을 하러 근처에 연암중학교로 향했지만 가는 내내 가기 싫다며 나를 괴롭게 했다.(ㅠㅠ) 그래서 “니가 가기 싫으면 나도 안 간다. 집에 가자.” 라고 말하면서 걸음을 멈췄더니 내 팔을 끌면서 가겠다고 했다. 결국 학교 운동장에 도착했지만 계속 화가 나서 씩씩거리면서 돌아다녔다.
그런데!! 활동이 시작하고 나니 방금 전까지 씩씩거리던 애는 어디 갔는지 활짝 웃으면서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사진: 야외체육활동을 하며 신난 민준이]
야외활동을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얼음땡 놀이와 공 옮기기를 끝내고, 우리조 조장님께서 “오늘 재미있었나요” 라는 질문에 평소에 대답도 잘 안하는 민준이인데 엄청 크게 “네!!!!!!” 라고 대답하였다. 하하… 그래도 재밌었다니 다행이다. 두 개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민준이 덕분에 활동을 잘 마무리 한 것 같다.
미안하다 민준아 다음엔 늦지 절대 늦지 않게 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