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부] 돌고래인연맺기학교 5회차 활동 후기
*류가영 짝궁쌤이 작성하였습니다.
2015년의 2학기가 되고나서 토요일마다 내 알람은 새벽 6시에 울린다. 주말이지만 주말 같지 않은 듯한 하루가 시작된다.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가서 울산으로 가며 머릿 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우진이 기분이 어떨까? 우진이가 말을 잘 안들으면 어떻게 타이를까? 이런 생각을 가지다보면 어느새 내 손은 우진이와 함께 다울학교로 도착하게 된다. 그렇게 4회차 동안 우진이와 함께 하였고 마침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우진이는 인연맺기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성장기 때 누구나 겪는 일이고 내가, 부모님이, 우진이가 잘못한 것이 아닌 자라면서 겪게 되는 과정이지만 그냥 기분이 이상했다. 섭섭하기도 하고 내가 좀 더 잘할걸 이라는 생각들이 머릿 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우진이 어머니와 통화를 마치고 우진이는 그만두게 되었고 내 새로운 짝꿍 어린이가 도현이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우진이 짝궁 선생님이 아닌 도현이의 짝꿍 선생님이 되는 첫 날, 온갖 걱정들이 들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바뀌었는데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부터 시작하여 걱정들이 집에 도착하는 내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도현이를 만나고 내가 내민 손을 잡고 놓지 않고 버스 정류장을 향하는 순간 안심이 들었다. 오늘 하루 잘 시작할 수 있겠구나! 라는 근자감이 들었다. 도현이는 확실히 우진이와는 성격이 달랐다. 버스를 타는 내내 쉴 새 없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면서 저거는 저거에요, 뭐가 나와요 라면서 자신이 아는 것들을 나에게 알려주며 내릴 때까지 멈추지 않고 이어갔다. 그렇게 학교를 도착하고 나서 첫 수업은 컵케익을 만드는 것이였다. 선생님께서 “준비물 나눠줄 사람?”이라고 하면 도현이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손을 번쩍 들며 자진해서 나눠주고 물건을 받을 때도 다른 사람을 챙겨주려고 의자에서 몇 번이나 앉았다 일어났다 거리며 움직였다. 그리고 빵을 만들면서 자신의 입속에 넣으며 “선생님도 드세요.”라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뻤다. 컵케익에 연달이 화채 만들기도 하며 도현이가 갑자기 일어나서 교실을 벗어날 때 처음에는 당황했었다. 지금까지 우진이를 담당해오다가 도현이가 어떤 성격을 가졌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하게는 몰랐고 직접 경험해보니 확연히 다름을 알게 되었다. 밥을 먹을 때도 원래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내 도시락의 고기 반찬이 더 맛있어 보였는지 달라고 하고 밥 먹으면서도 일어나서 물 마시러 나가고. 도현이는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하였다. 도현이의 모습이 마치 내 사촌동생들의 행동과 같아서 아이들은 다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오후 실내 활동 시간에는 신문지를 이용한 ‘마법의 양탄자’ 프로그램으로 시작을 하였다. 점심 때 보던 책 때문이였는지 처음에는 집중을 잘 했지만 후반에는 게임에 참여를 잘 하지 않고 책을 읽으러 교실을 나갔었다. 그러나 ‘공룡이 나타났다’ 프로그램부터는 뛰며 움직이는 활동이라서 그런지 집중해서 읽던 책도 두고 다른 아이들과 하께 뛰어놀며 잘 어울렸다. 초반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공룡에게 다가가기가 좀 어려웠는지 나에게 와서 함께 같이 가자며 그랬으나 점점 활기를 띄며 먼저 공룡에게 다가가서 장난치고 뛰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까지 즐겁고 안심이 되었다.
도현이와 수업 하는 내내 처음이라서 그런지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부담감이 있어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고 그럴 때마다 걱정이 계속 들었었다. 그러나 오전과는 다르게 활동 시간은 재미있었는지 윷놀이 시간도 이어서 열심히 참여를 하였다. 그 때의 나는 도현이를 쫓아다닌다고 지쳐있던 상태라서 뒤에서 도현이를 지켜보았으나 나를 찾지 않고 혼자서도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잘 어울려서 게임도 하고 끝난 후엔 나에게 이등을 했다며 자랑까지 했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하교를 하려는데 도현이가 뒤에서 동구 선생님들이 스타렉스를 타는 걸 보며 인사하자며 계속 차가 움직이나 확인하고 차가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고. 도현이와 오늘 하루 함께 하면서 도현이의 많은 부분을 내가 제대로 알지는 못하나 도현이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하게 지내고 칭찬받고 싶어하는 그 나이 때의 어린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아이들과 다르다고 내가 생각지도 못하게 스스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도현이를 집에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한 회차가 더 지나면 인연맺기학교와 끝이 되어버린다. 처음 시작은 살면서 그냥 장기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되었으나 한 회차씩 거듭될수록 나에게 많은 생각들을 가지게 해주었다. 내가 모르던 선입견들을 깨부수고 무지했던 곳에 앎이라는 것을 집어넣게 되었다. 우진이와 도현이는 나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친구들인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경주에서 울산까지 가는 것이 너무나도 귀찮고, 피곤하고, 괜히 했나 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내 손을 잡아주는 아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들은 잊어버리고 뿌듯함과 기쁨이 자리잡는다. 남은 마지막 회차를 도현이와 더 즐겁고 알차게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