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윤재민 자원활동가가 짝꿍어린이 동현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2018.04.14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가까이에서 경험한, 참 다른 너의 모습
2017년 여름부터 평화캠프에서 활동하면서 1번의 인연맺기학교와 2번의 여름캠프를 다녀왔지만 2018년도 1학기 완두콩학교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짝꿍교사로 활동하는 것은 이번 학기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짝꿍교사는 기대감과 부담감이 공존하는 자리이다. ‘수없이 많은 변수가 나타나는 활동 속에서 나의 짝꿍인 활동참여자를 잘 돌보고 활동참여자에게 인연맺기학교라는 공간이 힐링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혹은 ‘혹여나의 잘못된 관계맺기로 인하여 상처가 되지 않을까’라는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지나갔고 관계맺기에 대한 고민 속에 빠져있었다.
나의 짝꿍인 동현이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이다. 욕구가 굉장히 강하며 활동하는 기간 중 대부분을 혼자 카드를 만지거나 밖을 돌아다니면서 보내고 예상치 못한 행동 또한 많이 하는 아이이다. 그런 만큼 활동하는 동안 나의 역량이 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많을 것일 것이고 고민은 가중되었다.
하지만 스탭으로써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일지 아니면 오늘(4/14) 유난히 기분이 좋았던것 일지는 몰라도 오늘의 동현이는 예전에 내가 보았던 동현이와 조금 달랐다. 멀리서 보았을 때 활동 중 동현이가 한 것은 평소의 동현이와 다르지 않았다. 뒤에서 혼자 놀았으며 그것이 지루해지자 건물 안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가까이서 본 동현이는 많이 달랐다. 사무실을 정리하느라 평소에 동현이가 가지고 놀던카드를 가지고 놀 수도 없었으며 밖에 비가 오고 있어서 산책 또한 나갈 수 없었다. 지난 학기까지 내가 본 동현이는 이렇게 자신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성을 보였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고, 심지어 먼저 다가와서 안아달라거나 옆에 앉으라는 등의 스킨쉽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내가 오늘 가까이서 본 동현이의 모습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내가 그 동안 동현이에 대해 알고 있던 모습들은 멀리서 본 것만으로 판단했으며 그 행동의 구체적인 이유를 찾고자 하지 않았다는것을,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은 동현이를 포함한 다른 활동참여자들과 관계맺기가 어려울 것이다라는 잘못된 편견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주의 동현이와 오늘의 동현이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유없는 행동은 없고 동현이와의 만남이 고민에서 기대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 자원활동가 윤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