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캠프 서울지부 2015 인연썸머 참가 후기]

 

고민을 던져준 불씨로 간직하고픈 인연썸머

 

/ 김수민 _ 평화캠프 서울지부 자원활동가

 

두 학기 동안의 도토리 인연맺기학교 활동과 인연썸머까지 마치고 드는 생각은 자원 활동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는 것입니다. 인연썸머를 하면서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은 기쁨을 느꼈지만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라든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어떠한 활동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활동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인연썸머를 하면서 생기게 된 다른 고민은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성장하고 나서도 다른 공동체 구성원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소통의 문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비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어쩌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의 괴리보다 더 격렬하면서 더 심각한 소통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알 수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의 공동체는 상대방과의 대화와 이해를 통해서 공동체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는 체제가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진정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는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공상 같은 고민을 인연썸머 하는 도중에 많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2015인연썸머에 참가한 김수민 자원활동가

 

2박 3일 동안의 공상 같은 고민을 하면서 내리게 된 나름의 결론은 그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명료하고 쉬운 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떼는 것은 인연썸머를 통해 배웠던 것처럼 서로의 마음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첫 날, 모둠의 아이들이 방 안에 다 함께 모여 있을 때, 정말 많은 걱정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이 이 아이들의 마음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이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물론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서 몇 년 간을 다르게 살아왔던 선생님들과 아이들 사이에 온전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성장하고 나서도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사는 청사진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박 3일 동안의 선생님들과 아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던 의사소통은 어떤 전문가나 과학적 기술을 통해서 손쉽게 가능해진 것이 아니라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연썸머가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잠시나마 꿈꿔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서 아직은 저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길을 열 수 있을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인연썸머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치열하게 했던 고민들, 그 고민들 속에서 질문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하나 둘 씩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연썸머가 제게 어떤 단순한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을 던져주는 불씨가 되도록 잘 간직해야겠습니다.

 

2015인연썸머에 참가한 김수민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