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인연맺기학교 겨울방학캠프 후기

*1조 조장쌤 김승목 자원활동가가 작성한 글입니다.

 

처음 인연맺기학교의 문을 두드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완전히 모든 활동이 끝나버렸다. 내가 남을 돕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활동이었기에 나에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이 너무 무겁게 다가왔다.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주었던 밝은 미소는 일상에 지쳐있던 나에게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졌고 왜 내가 봉사활동가가 아닌 자원활동가인지 깨닫게 하는데 충분했다. 학교생활을 하는 와중에 아이들과의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바쁜 날들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스스로 힘들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휴일을 반납하고 아이들을 만나러 나오는 토요일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절박했다. 나는 수업진행을 맡고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지만 오히려 수업을 통해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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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10일, 돌고래인연맺기학교의 마지막 수업인 겨울방학캠프가 진행되었다. 전담 짝꿍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조장 선생님이었던 나에게 있어서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매번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아이들과 친해지기는 쉬웠지만 특정아이와 직접적으로 소통을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는데 정현이, 그리고 민서랑 함께 놀이공원을 다니고 유스호스텔에서 잠도 같이 자면서 많이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특히 내가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와 같은 놀이기구를 타고 싶어서 물어보면 정현이는 거절하는 법이 없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정현이가 나랑 놀아주는 것 같아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는 놀이공원 폐장시간이 될 때까지 놀이기구를 타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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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에는 1기를 잘 수료했다는 기념으로 아이들 각각의 특징을 살린 상장을 만들어서 나눠주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에 맞춰서 ‘에너자이저상’ ‘항상 웃는 상’ 등 짝궁 선생님들이 직접 이름 붙여서 주는 상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이 그렇게 기뻐할 줄 몰랐다. 운영진 회의 때 별 생각 없이 하면 좋겠다하고 제안된 의견이었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상의 의미가 더욱 크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상장을 준비하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일은 우리에게 있어서 딱히 힘든 일은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매우 기뻐하는 표정을 보고 문득 평소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아이들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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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수여식 후 기차를 타고 태화강역에 도착해서 보호자분들과 다 같이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다. 입학식 첫날 사진을 찍으면서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 무사히 수료를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내가 떠올랐다. 내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져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1기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그렇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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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지난 한해 했던 나의 가장 보람찼던 일을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자원활동가로서 인연맺기학교에 참가했던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앞만 바라보고 미래에 대한 걱정밖에 없던 나에게 인연을 맺어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해준 아이들과 자원활동가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통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제멋대로인 저를 이해해주시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