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꾸준히 도배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도배는 2016을 맞아 처음으로 하는 것이기에 뭔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으로 시작하였다.
이번 집에 들어갔을 때 짐정리가 덜 되어있어서 인지 물건들이 여기저기 막 놓여있었다. 물건 한 개 두 개씩 빼내었는데 정말 많았다. 그 후 도배장인이신 민우쌤이 집 상태를 체크 해 보시더니 기존 벽지에서 금이 간 곳을 가리키며“여기에 새로운 벽지를 겹쳐 바르면 똑같이 금이 가기 때문에 기존의 것들은 전부다 떼어 내야한다”라고 하셨다. 그 동안 나는 밖에서 벽지를 크기에 맞게 잘랐다. 제일 처음에 이곳에 와서 벽지를 자를 때 어떻게 자르는지 몰라서 군데군데 찢어 놓곤 하였는데 이제는 몇 번 해 보다 보니 익숙해 져서 그런지 나름대로의 요령인지 기술인지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터득한 것 같았다. 덕분에 시간이 많이 단축 되었다.
그 후 안에 있는 사람들과 교대를 하여 풀칠 또는 벽지 붙이기를 하여야 하였다. 벽지 붙이기는 안 해본지 너무 오래되어 시도하기 두려웠다. 나머지 작업들은 조금 못해도 상관없지만 이것은 해놓고 나면 그 즉시 눈으로 확인 가능한 결과물이 나타나는데, 못 부쳤을 시 할아버지께 죄송스럽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냥 벽지에 풀을 꼼꼼하게 바르기로 마음을 먹고 풀칠만 계속하였다.
이번에는 방이 비교적 작고 방 상태도 이전에 비해 나름 깨끗한 상태여서 도배가 일찍 마무리 되었다. 도배를 하는 동안 ‘힘이 든다’는 생각이 안 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는 틈틈이 팀원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시간이 빨리 지나 간 것 같았다. 또 작업이 다 끝난 집을 보니 전과 달리 밝아지고 화사해진 것 같아 뿌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이때까지 해온 도배지를 보면 대부분이 다 할아버지, 할머니 혼자서 사시는 분들이 많았다. 또한 자식들과 연락이 끊긴 채 몇 년 동안 살아오신 분들이었다. 물론 바빠서 찾아오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요즘에 휴대폰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한 번은 어렵더라도 가끔씩은 세상에 단 한명 밖에 없는 부모님께 연락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날이 온다면 안부 전화를 자주 드려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울산지부 도배자원활동 변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