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6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참을 수 없는 그 이름, 욕망에 대하여.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활동은 야외 프로그램과 실내 프로그램이 섞여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런데 이번 서호공원 야외 프로그램이 계획된 날마다 꼭 비가와서 미뤄지고 미뤄지다가 드디어 5월 19일날 비가 오지 않아서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 야외 프로그램은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위치한 서호공원에서 하기로 했다. 서호공원은 큰 강을 둘러싼 꽤 규모가 큰 공원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대체로 넓은 공간과 물을 좋아한다. 서호공원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잘 갖추었다. 또한 계획된 활동들도 줄넘기, 보물 찾기 등의 활동성이 강하여 모든 아이들이 즐길만한 것들로 구성되었으니, 시작도 전부터 아이들이 신나게 활동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설렜다.
 
오늘 혜승이 짝궁 선생님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늦게 참여하게 되어, 혜승이를 집에서 서호공원까지 데리러 오는 역할을 맡았다. (원래 완두콩 활동은, 각 짝궁 선생님이 아이들을 집에서부터 활동공간까지 데려오고 활동공간에서 집으로 복귀할때는 아이들의 부모님이 데리러가는 구조이다.) 평소 혜승이의 조용한 모습만 봐와서 당연히 별 탈없이 혜승이를 활동장소까지 데리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보통 아이들은 상가에 물품들이나 각종 아이들이 현혹될만한 물건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뛰어가서 그것을 꼭 가지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난 혜승이의 얌전한 모습만 봐와서 무심코 혜승이는 현혹될만한 물건들(?)을 봐도 스스로 잘 절제할 것이라고 멋대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길거리 상가에서 껌을 보고 혜승이가 그 껌을 가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잘못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애초에 스태프 선생님으로서 혜승이를 주의깊게 본적도 없으면서, 섣불리 혜승이에 대해서 판단했던 것이다. 결국 껌을 사줬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다른 길거리 상가의 유혹이 펼쳐졌고, 혜승이를 제재하던 윤재민 선생님이 혜승이에게 물려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현혹될만한 물건에 끌려서 그것을 꼭 얻으려는 특징은 그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흔하게 나타나는 특징이어서, 조금만 더 주의를 했으면 혜승이를 데리고 오는 길에서 치렀던 곤욕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공간인 서호공원에 도착했다. 넓은 공원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각자의 흥미를 찾아 몰두하여, 미리 계획하던 프로그램은 하나도 실행하지 못했다. 그런들 어떠하리, 애초에 완두콩 활동의 목적이 애들이 활동시간 동안 건전하고 즐겁게 지내면 되는 것 아닌가. 비록 프로그램은 실행하지 못해도 아이들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이번 활동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넓은 공간을 선호하며 활동성이 강한 활동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야외 프로그램은 항상 성공적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야외 프로그램은 넓고 갖가지 돌발요소가 있는 특성상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성도 내재한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야외 프로그램은 대찬성이다. 하지만 항상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생각하며, 예방을 위해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이상길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