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인연맺기학교] 5.5.5!
지난 5주차 활동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습니다.
공휴일이라 많은 어린이들이 결석하여 정인이, 경원이, 유빈이 총 3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조촐하지만 즐겁게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날 준비된 활동은 모래 그림 그리기, 한복 노리개 만들기, 스티커 술래잡기 등이 있었는데 정인이는 노리개 만들기부터 흥미를 잃어 저와 함께 연습실 근처에 있는 개울로 산책을 하러갔습니다.
준비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에 한 번쯤은 참여해보고 재미있는지를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요새는 정인이에게 프로그램을 자주 권하는 편입니다만 그날은 그러기보다는 제가 먼저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정인아, 오늘은 어린이들이 행복해야 되는 날이야~ 집에 가서 맛있는 거 먹자고 해~ 치킨! 그래 치킨이 좋겠다!”
직접 사줄 것도 아니면서 말만 다 해줄 것처럼 (사실을 제가 먹고 싶었던)치킨에 대해 이야기하며 개울을 걸었습니다. 처음 개울을 산책했던 날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는
“선생님은 정인이랑 짝꿍하려고 인연맺기학교에 다시 왔는데 정인이가자꾸 할퀴고 때리면 안되겠지?”
“(무시) 비둘기!”
같은 것이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 더 익숙해지고 편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인이는 꽃보다는 돌과 비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돌을 개울에던져서 퐁당 물이 튀어 오르는 것을 보거나 비둘기에게 소리를 질러 쫓아내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저는 비둘기가 싫어서 피해 가는 편인데 정인이와 함께 있으면 비둘기를 다 쫓아줘서 편했습니다. 요즈음 정인이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금 어떻게 정인이가 평화캠프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지금은 갈림길처럼 보이는 ‘옳음’과‘즐거움’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서 정인이와 남은 활동들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