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1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벅찰정도로 행복했던 하루!
완두콩은 매주가 새롭다. 저번 주까진 스텝 활동을 했지만 이번 주는 짝꿍교사가 되어 혜승이와 같이 활동했다. 정말 왜 스텝교사보다 짝꿍교사가 좋다고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완두콩을 하는 내내 즐거웠다. 혜승이와 오늘 즐겁게 보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지, 햇살 좋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그랬는지 혜승이와 같이 오는 버스길마저 행복했다. 내가 느낀 혜승이는 정말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몸을 움직이는 일은 별로 없지만 항상 혜승이가 보는 시선을 따라가 보면 다른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선생님들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찰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고, TV처럼 바라보기만 한다는 점에서 혜승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좀 궁금했다.
프로그램이 급하게 바뀌어 제기차기가 율동 프로그램으로 대체되었다.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조금 걱정했지만, 예상외로 박자에 맞추어 폴짝폴짝 뛰며 춤추는 것을 보고 덩달아 행복해져서 같이 폴짝폴짝 뛰며 놀았다. 정해진 율동을 따라하진 않았지만, 혜승이가 활짝 웃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기차놀이도 하고, 온몸으로 자신이 즐겁다는 것을 표현해서 벅찰 정도로 행복했다!
춤추고 난 후 지쳤는지 의자에 앉길래 같이 손놀이를 하며 보냈다.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고 하이파이브를 한 후 활짝 웃는 혜승이의 웃음을 계속 보고 싶어 재미난 몸짓을 섞어 혜승이와 손놀이를 했다. 혜승이가 좋아하는 손동작도 몇 개 배우고, 내가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내가 즐거워서 혜승이가 즐거워하는 건지, 혜승이가 즐거워서 내가 즐거워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던 엄청 즐거웠다.
사실 활동 3주차에 짝꿍선생님이 바뀐 혜승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날 어색해할 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기쁘게도 서먹서먹함 없이 손도 잘 잡고, 날 보며 웃어주는 모습에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3주차부터 짝꿍으로 만나 다른 짝꿍들보다 짧은 시간동안 동안 활동을 하게 되었지만, 짧은 만큼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
/ 김정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