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완두콩 인연맺기학교] 4월28일, 월화원 나들이 이야기

 

첫 야외 프로그램이다. 수요일쯤 되었을까 매번 가던 효원공원이지만 사실은 한번도 효원공원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답사 겸 공원 근처로 가는 김에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구석구석에 이것저것 보지못했던 것들로 가득 차있었다. 꽃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람은 원래 이리도 많았는지. 바람개비가 빙글빙글 도는 곳, 월화원에서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그곳에서 역시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했다.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눗방울 놀이 하나만 제대로 진행이 되었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각자 뛰어 노는 시간이 되었다. 공원을 돌아보며 지도를 그리거나 마음에 드는 풍경을 그리고 이런저런 룰이 붙어있는 게임들을 준비했건만, 공원에 오자마자 운동기구에서 떨어지지 않는 태현이나 그런 태현이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찬서. 전투기 접어달라고 그렇게 떼를 쓰더니 정작 월화원에 들어가서는 나올 생각을 않는 도우와 도대체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수도꼭지란 수도꼭지는 모조리 찾아서 달려가는 물의 요정 윤식이. 얼굴을 보기 힘든 우리의 스타 동현이와 햇빛을 즐기는 듯 사박사박 제 갈길을 걷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혜승이까지. 프로그램에 관심이있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사실 팀리더로써는 가장 편했던 활동이 아니었을까. 선생님들께서 너무 고생해주시는 탓에 각자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며 나는 기뻐했다.

순간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동현이가 물을 마시다가 풀에 물을 주겠다며 주변에 꽃이 자라고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모습이 감격스러워 사진을 수십장은 찍은 것 같다. 사람만큼 큰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이 있었다. 그 개를 본 찬서가 흥분하여 다가가서는 강아지에게 인사하였다. 강아지도 좋아하며 찬서에게 다가가니 찬서는 금세 겁을 집어먹고 뒤로 물러났다. 윤식이가 평소와 같이 물을 틀고 있는데 옆에서 한 아이가 슬금슬금 다가와서는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친구에게 윤식이와 같이 물을 틀어보라고 말을 건냈고 그 친구는 조심스레 다가와서 물을 틀어보더니 쪼르륵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보호자로 보이는 어른들이 이름을 부르며 그 뒤를 쫓아 뛰는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것 같다. 마을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혼자서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다음은 좀 더 새로운 곳으로 가보아야겠다. 가보지 못한 곳에서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야겠다. 이번주도 다들 고생이 많으셨다.

 

/ 팀리더 강신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