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인연맺기학교] 4월28일, 너를 알아간다는 것

 

완두콩 인연맺기학교를 시작한지 어느덧 4주차가 되었다. 처음 태현이를 만났을 때는 그저 당황하기 바빴지만 어느덧 태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돌발적인 태현이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알아가며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4주차 나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태현이에 대해서, 나아가서 인연맺기학교에 더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때까지 진행했던 실내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조금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태현이와 단 둘이 버스를 타고 공원까지 가야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태현이는 버스 자리에 앉아서 공원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얌전히 있었다. 공원에 도착해서는 돌아다니다가 공원에 비치되어있는 운동기구 중 하나에 태현이가 관심을 가졌고, 그 후 끊임없이 기구를 타는것에 열중하거나, 조금 힘들다 싶으면 근처에 돌로된 기념비(?) 위에 올라가 쉬는 등 지금까지 봐왔던 태현이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현이가 저렇게 한가지에 집중을 오래 할수도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였고, 걱정만 앞서던 나는 안심이 되었고 태현이와 즐겁게 공원안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태현이가 공원에 세워져있는 자전거를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며 가져가려고 하고, 가위를 챙겨서 도난방지장치를 끊으려는 시도까지 하였다.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일단 태현이의 행동이 잘못임을 말하며 막아섰지만 태현이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인지 소리를 지르며 잔디밭에 구르며 화를 표출하는 행동들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태현이가 좋아하는 어부바를 태워주며 마무리가 되긴 하였으나, 나중에 또 이런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마다 업어준다면 이것이 습관화 되어 태현이에게 안좋은 상황이 부가적으로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4주차 나들이 프로그램을 끝내고나서, 태현이에게 나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태현이에게 하는 나의 행동들이 옳은 것인지 한번 더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남은 기간동안 얼마나 더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가 부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의미있는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자원활동가 김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