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 완두콩인연맺기학교] 물의 요정!

어느새 완두콩 학교가 9주차에 접어들었다이제 한 번의 활동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처음 신입자원활동가로 교육을 받았을 때 나의 짝꿍어린이는 어떤 아이일지내가 그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짝꿍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활동을 준비하고 처음 윤식이를 만났을 때는 정말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웠다물의 요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물을 좋아하는 모습도 너무 귀엽고 웃는 모습도 정말 예뻤다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낯을 가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나에게는 낯을 가리지 않아서 고마운 마음도 들었던 첫 만남 이였다그렇게 나의 짝꿍어린이 윤식이와 완두콩 학교를 시작한지도 9주차에 접어들었다그동안 윤식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며 적응해왔다윤식이는 수도꼭지를 찾아 물 트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먹는 것도 정말 좋아하고물건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아하고오토바이를 좋아하고강아지와 동물들을 무서워하는 것 등등..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 인연을 맺고 알아가며 시간을 같이 보내왔구나 싶다.

이번 주 프로그램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저번 주에도 야외프로그램을 했었는데 활동 중에 햇빛이 강해서 윤식이가 덥지는 않을까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서 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머님께서 저번 활동을 하고나서 윤식이가 많이 탔다고 하셨다혹시 몰라서 이번에 선크림을 챙겨갔는데 어머님께서 안 발라줬다고 하셔서 챙겨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윤식이는 더워도 걸어 다니면서 수도꼭지를 찾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은 그래도 윤식이가 살이 타겠다는 걱정을 조금은! 덜어두고 수도꼭지를 찾으러 다녔다

 이번에는 계획된 프로그램은 없었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평소에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윤식이에게는 내내 물을 찾아보고 틀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시민 농장이라 해서 물을 틀 수 있는 곳이 화장실 말고 어디에 있을까 나도 고민을 해봤었는데 윤식이와 산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수도꼭지들을 찾았다걸어 다니면서 숨어있는 수도꼭지들을 하나하나 잘 찾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야외활동을 할 때마다 수도꼭지를 찾아보게 하는 일이 윤식이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항상 윤식이에게 힌트를 살짝 주면서 찾게 해주었다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 수도꼭지가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것들까지도 윤식이는 정말 잘 찾아낸다

 이번 활동장소는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하니 아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예쁜 풍경을 보면서 산책할 수 있어 좋았다시민농장을 두 번 정도 돌고나니 어느덧 프로그램을 마칠 시간이 다가왔다오늘은 수원역에서 다 같이 집합해서 버스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쳐야했기 때문에 하교 시간이 더 빠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윤식이는 아버님이 데리러 오셔서 먼저 헤어졌고 짝꿍이 없는 나는 스텝들을 도우며 혼자 가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동현이가 나한테 팔짱을 껴서 같이 걸어갔다동현이가 먼저 다가와주는 일이 처음이여서 신기하기도하고 나에게 좋은 감정이 있구나 싶은 마음에 벅차는 기분이 들었다또 버스를 기다리면서 도우가 잔디밭에 앉아서 열심히 꽃다발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게 날 주려고 만들고 있다고 했는데, 활동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나에게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행복한 마음이 넘치는 기분이 든다. 9주차 활동을 하는 내내 정말 다음 주가 마지막이겠구나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이 컸던 하루였다.

 

/ 박소희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