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4 울산 돌고래 인연맺기학교 3주차 주말학교 후기
*이인석 평화캠프 울산지부 자원활동가
나의 짝궁학생 건희는 입학식이였던 첫 만남에서 많이 어색하고 낯설었는지 눈도 마주쳐주지 않고 엄마품에 안겨 떨어질 줄 모르던 아이였다. 하지만 3번째로 만나는 지금 같이 등교하기위해 건희집 앞에 도착하면 잡고있던 엄마손을 놓고 나에게 달려와 안기며 얼른 인연맺기학교 가자하는 해맑은 건희웃음에 긴 시간 버스로 인한 피로가 한번에 사려져버린다. 등굣길에도 버스 맨 뒷 좌석에 나란히 앉아 그동안 있었던 일 얘기하고 같이 사진 찍으며 놀다보면 내려야하는는 정거장을 깜빡하는데 건희가 얼마나 똘똘한지 여기서 내려야한다고 알려준다.
그동안 진행한 활동들이 대부분 실내에서 진행되는 만들고 그리는 미술활동이라 이번에는 가을 운동회가 계획되어있었다. 모처럼의 야외활동이라 돌고래 선생님들이 모여 특히 신경쓰며 프로그램을 계획하였지만 활동당일 전날까지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결국 운동회가 취소되고 플레이주라는 작은 동물원과 스페어 프로그램이였던 ‘스노우볼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건희도 무척 활동적인 아이라서 이번 운동회를 기대 많이 했는데 취소되어 속상해하는걸 보니 많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플레이주에 신기한 동물들이 많았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어서 건희가 즐거워할 것 같았지만 플레이주의 공간이 생각보다 좁았고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서인지 건희가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건희 어머니와의 첫 만남에서 어머니께 한가지 주의해달라고 부탁하신게 건희가 시끄러운 곳을 싫어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불안한지 계속 혼자 앉아있기만 하려는 건희에게 옆에 같이 있어주고 음료수를 주며 마음이 진정되길 기다려줬다. 그리고 잠시후 건희에게 저기 신기한 동물이 있다고 같이 구경하러가자고 하면 어느새 밝아져서 동물들을 보고 좋아하는 건희였다. 뱀도 목에 걸고 타란튤라도 손에 올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해맑게 웃는 건희가 너무 귀엽고 대단했다. 아이들이 자신들만큼 작은 동물들을 보며 서로 보살피려하고 먹이주려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단순히 재미있는 체험을 한 것이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플레이주에서 체험을 마무리하고 점심도 먹고 오후 활동인 ‘스노우볼 만들기’를 하기위해 다시 다울학교로 향했다. 다울학교에서 소풍을 온 것 같이 돗자리를 깔고 다같이 둘러앉아서 김밥을 나누어먹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인지 아이들과 돌고래 선생님들이 정말 맛있게 먹은 점심식사였다. 오후 프로그램에서는 ‘스노우볼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건희는 조장 선생님의 설명도 열심히 듣고 만들기 역시 척척 만들어 냈다. 어릴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며 상도 받고 여러 가지 미술활동을 해본 건희는 개성있게 스노우볼을 잘 만들어냈다. 그리고 대부분 아이들이 만들기를 일찍 끝내서 남은 시간은 작은 운동회 같은 시간을 가졌다. 야외 활동을 못해 많이 아쉬웠는지 건희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정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응원했다. 다울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장 큰 순간이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이 다같이 참여하고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계획되길 바란다. 건희와 건희 부모님을 만나 조금은 어색하지만 설레이는 마음으로 인사하고 소개하던 입학식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체 일정의 중간에 서있는 인연맺기학교이다. 곧 겨울이 오듯 차가워져만 가는 사회속에 머릿속이 늘 학업, 취업 걱정으로 가득했지만 나였지만 건희의 해맑은 웃음, 천진난만한 모습은 그 순간만큼 아무 걱정 없이 마음 따뜻하게 해준다. 이렇게 건희에게 느끼는 고마움을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건희의 기억속에도 좋은 인연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냈었다고 기억될 수 있게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