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마침내, 네팔 해외자원활동 출발
설렘을 안고 14명의 평화캠프 자원 활동가들이 네팔로 향했습니다. 항공편 변경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게 네팔에 도착했지만 기다린 만큼 도착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더욱 깊었습니다.
공항에 마중 나온 FFN(Friendship Foundation Nepal:이번 해외자원활동에 사업파트너) 코디네이터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들고 온 배낭이며 박스를 차에 가득 싣고 하루 머무를 숙소로 향했습니다. 이틀에 걸친 비행으로 다들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쉬는 것으로 아쉽지만 네팔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다음날 아침을 일찍 먹고 FFN 코디네이터로부터 이번 워크캠프의 대략 일정에 대해 듣고 서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드디어 BANEPA로 출발. 다시 짐을 가득 싣고 1시간가량 차를 타고 갔습니다. 가는 길에 말로만 듣던 지진 후 네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름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서 차량과 오토바이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 이재민들이 살고 있는 텐트촌. 한국에서부터 듣고 왔지만 막상 접하게 되니 마음이 더욱 무거웠습니다.
드디어 BANEPA에 도착. 배낭과 짐을 내리고 다시 숙소까지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매우 가파른 길을 배낭을 메고 박스를 들고 힘겹게 올랐습니다. 드디어 캠프 하우스라고 부르는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담한 2층 집입니다. 여기서 일주일간 머무르게 됩니다. 짐을 풀자마자 늦은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일부는 다시 시내로 장을 보러 내려갔고, 나머지는 배낭과 박스를 정리하였습니다. 이 곳에는 이미 일본, 프랑스에서 워크캠프를 온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반갑게 서로 인사하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FFN 코디네이터인 마헤스와 나빈이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우리들은 사온 재료를 손질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식사는 두 명의 코디네이터가 조리하고 우리들은 장보기, 음식재료 손질, 설거지 등을 하게 됩니다.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캠프하우스에서 첫 번째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밥과 치킨커리, 야채볶음이 오늘 늦은 점심입니다.
이번 워크캠프의 하루 일과는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준비를 하고 씻고 아침을 먹고 1시간 반 가까이 걸리는 학교로 걸어갑니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바로 오전 작업을 합니다. 점심은 간단하게 샌드위치, 과일, 차를 마십니다. 식사 후에는 학교 학생들과 즐거운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시 오후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오후 3시반정도에 학교를 출발해서 다시 캠프하우스로 돌아옵니다. 5시가 넘으면 날이 어두워져 늦지 않게 내려와야 합니다. 오자마자 다시 식사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가고, 일부는 씻고 빨래를 합니다.저녁을 먹고 다시 설거지 하고, 하루 일과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첫째 날에는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환영의 의미로 네팔식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작업으로 무너진 교실을 정리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가득 쌓인 벽돌을 크기에 따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지만 다들 열심히 하였습니다. 처음만난 학생들과는 서로의 이름을 묻고 인사를 하며 이름표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이름표에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로 이름을 쓰고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이번 워크캠프에서 가장 힘든 일은 학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1시간이상의 산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첫 날은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하는지도 알수없고 까마득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네팔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저 멀리 히말라야 산맥도 볼 수 있어서 힘들었지만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했던 일본, 프랑스 참가자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특히 평화캠프 참가자들끼리 오고가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또 하나 힘들었던 점은 전기와 물이었습니다. 보통 15시간 주기로 전기가 들어옵니다. 나가는 게 아니고 들어오는 겁니다. 그래서 낮 시간이나 밤늦게 가끔 전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준비하거나 식사 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랜턴과 손전등에 의존해서 야채를 씻고 손질하고 밥을 했습니다. 랜턴 하나 켜 놓고 하루일과를 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녁시간에 전기가 들어온 적은 캠프 기간 중 딱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날은 모두가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전기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고 왔습니다.
네팔 날씨는 낮에는 15도 이상 봄 날씨입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기 위해 산을 오를 때는 땀이 납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캠프 하우스에 돌아오는 4시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온도가 떨어집니다. 먼지와 땀범벅인 채 숙소에 돌아오면 모두 씻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만큼 물이 차가워 머리를 감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식사 준비를 위해 땔감을 이용하는 불이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캠프가 진행될수록 다들 용기를 내어 머리도 감고 샤워도 했습니다.
힘겹게 도착한 학교이다 보니 다들 무엇하나라도 빨리 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학교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들이 강했습니다. 첫 날은 과연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고 점점 바뀌어 가는 주변 환경을 보면서 다들 뿌듯해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언덕을 깎고 자루에 흙을 담아서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학교 오는 길이 경사가 심한 언덕길이라 그곳 역시 다듬고 자루를 채워 계단을 놓았습니다. 무너진 교실자리에 정리되지 않고 있었던 자재들도 하나둘씩 치우고 사용할 수 있게 정리도 하였습니다. 언덕에 있는 잔가지와 불필요한 나무들을 제거하는 작업도 하였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하나둘씩 변해갔습니다. 모두 즐거워하였습니다.
평화캠프가 지원해서 공사가 한창인 교실은 이 곳에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5학년까지만 다닐 수 있는 학교 여건으로 인해 5학년이 넘으면 아주 먼 곳에 있는 학교로 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실 공사가 완공되면 7학년까지 이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과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일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교실공사에 우리가 직접 참여하지는 못 했습니다. 하나하나 새롭게 짓고 있는 현장이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튼튼하게 지어져야 하기 때문에 현지 기술자분들이 직접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벽돌 한장 한장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 대신에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가고 드디어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우리는 준비해간 옷이며 학용품을 가지고 학교에 갔습니다. 오전 작업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즐겁게 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줄넘기도 하고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도 같이 하고, 네팔식 술래잡기 놀이도 하였습니다. 옷 박스와 학용품 박스를 교장선생님에게 드리고, 우리는 옷을 하나씩 학생들에게 나눠줬습니다.교장선생님은 우리들 한명 한명에게 감사 편지를 나눠주었습니다. 다들 상장을 받은 듯 기뻐했습니다. 예정했던 날이 다 가고 이제 아쉽지만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우리들도 작별이 아쉬웠지만 웃으면서,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면서 학교를 나왔습니다.
캠프하우스에 도착해서 이곳 BANEPA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그간의 일들을 이야기하고 정들었던 곳들을 하나하나 사진 찍고, 가져가야할 짐과 캠프하우스에 두고 갈 짐들을 나누었습니다. 많은 별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왔지만 워크캠프 기간 동안 밤만 되면 구름이 잔뜩 끼어 별을 많이 볼 수 없었던 점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음날 카트만두로 가기 위해 우리는 숙소를 나왔습니다. 첫 날 힘겹게 올라왔던 그 길을 이제는 조금은 덜은 짐을 가지고 다시 내려갔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버스를 타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지만 왔던 날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카트만두 숙소에 다시 짐을 풀고 각자 전체일정을 돌아봤습니다. 그 동안 함께 했던 프랑스, 일본에서 온 활동가는 아쉽지만 여기서 헤어졌습니다. 또 다른 캠프하우스로 이동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쉬움 속에서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고 잘가라는 인사를 나눴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FFN 코디네이터들과 함께 밥을 먹고 각자의 소감을 말하였습니다. 그 시간 후 우리는 참가자들끼리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종이에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느낌과 고마움과 미안함을 적었습니다. 그렇게 네팔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고, 다음날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어느덧 네팔에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참가자들은 아직도 그 때 기억 속에서 서로가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소감을 말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많은 일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너무나 짧은 기간에 대한 아쉬움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2016년 1월 평화캠프 네팔 해외자원활동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에도 해외자원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네팔에 대한 지원사업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레이 덧예밧”
/ 김인 해외자원활동 팀장
| 기간 : 2016년 1월 15일~25일
| 장소 : 네팔 BANEPA 인근 초등학교
| 숙소 : 학교 인근 마을 캠프하우스
| 해외자원활동 참가자 : 지원자 12명. 스텝1명, 팀장1명 (서울6, 대구1, 울산5)
| 활동내용
- 학교 환경정리 : 계단 설치, 무너진 교사 정리, 화장실 주변 정리
- 놀이 프로그램 진행 : 학생들과 매일 1시간씩 진행 (이름표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그림 그리기, 팔찌 만들기, 미니 운동회)
- 교실 공사지원 : 공사자재 구입비 지원
- 실제 교실 공사는 현지 기술자들이 진행
| 기타
- 평화캠프 팀 이외의 일본인 2명, 프랑스인 2명과 함께 생활하고 자원활동을 진행함.
- 캠프하우스를 관리하는 FNN코디네이터 2명도 함께 생활함.
- FNN 코디네이터와 조율 후, 매일 작업을 편성하고 식사는 현지 코디네이터가 조리한 후 참가자들이 식사를 준비하고 정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