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점과 스펙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흔한 대학생 중 한 명이다.
자원 활동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봉사 학점을 채우기 위해 하는 일회성 봉사활동 또는 방학 때의 단기 봉사가 아닌, 내 의지에 의해 시작한 정기적 활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무조건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활동’을 하고 싶었고, 이 활동을 학업 스트레스의 돌파구로 삼고 싶었다. 게다가 내년, 내후년이 되면 정말 하고 싶어도 너무 바빠서 못 하게 될지도 몰라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도배 자원 활동을 신청한 이유는 이때까지 해보지 않았던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서가 정리를 한다거나, 공공기관에서 사무보조와 청소를 한다거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도 및 상담을 하는 등의 활동은 많이 해왔던 흔히 접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그러나 도배 자원 활동은 자원 활동으로써 처음 들어보는 활동이었고 매우 특별하게 다가와서 그 의미가 깊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우리가 도배하는 장소는 주민의 대다수가 독거노인이며, 낡고 오래된 집이 다수를 이루는 지역이다. 이번 활동 때 방문한 집도 독거노인분의 집이었는데, 이러한 공간에서는 건강하게 생활하시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배를 열심히 해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활동에 임했다. 리더님의 역할분담 인솔 하에 시작된 도배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지칠 줄 몰랐다. 갈라진 벽과 내려앉을 것만 같은 천장에 막막해했던 걱정이 무색해질 만큼 체계적인 진행을 통해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의 참여를 통해 마침내 도배를 모두 끝내고 물품이동 및 정리까지 마쳤다. 도배를 마치고 난 후의 집을 봤을 때, 우리가 해냈다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활동 전과 후가 확실한 도배활동의 묘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도배를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낯설었지만 첫 번째 활동을 통해 이미 호기심 반(半), 의심 반(半)에서 완벽한 자유의지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이번 달 활동을 통해 도배 자원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한 번의 도배로 집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지만, 집 주인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어진다. 이렇게 도배 자원 활동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한다.
도배 자원 활동을 마치고 늘 느끼는 점이 있다면, 다 같이 함께 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배 자원 활동은 협동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배우는 참교육의 현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내가 원해서 했기에 ‘진심’의 자원 활동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도배 자원 활동은 하면 할수록 나도 행복해지고 내가 가장 ‘나’일 수 있는 활동이다. 좋은 사람들과,좋은 활동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이 활동이 즐겁다. 앞으로의 도배 자원 활동이 더욱 기다려지는 도배 자원 활동이다.
윤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