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 도토리인연맺기학교] 1인 5역 짝꿍선생님!

다가오는 봄과 함께 인연맺기 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인연맺기를 한 학기 경험했음에도 ‘새 학기’라는 단어는 여전히 저를 설레게 합니다. 지난 토요일 낯선 활동 장소로 향하는 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활동참여자들은 어떤 모습일지 이번 학기 내 역할이 스탭일지 짝꿍일지 내 짝꿍은 누가 될지, 새로운 활동참여자와 자원활동가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대부분의 생각들은 설렘이기도, 걱정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감정을 안고 들어선 인맺, 저는 이번 학기 경원이의 짝꿍쌤이 되었습니다. 경원이는 활발하고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도토리의 인기스타입니다. 저번 학기 경원이와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이전 짝꿍쌤과의 유대가 강했던지라 저도 그만큼 친해질 수 있을까 약간 걱정이 되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저는 경원이의 유튜브채널 홍보팀장, 가족놀이 속 친구2, 병원놀이 속 의사, 산책 파트너의 역할을 하며 한발짝 다가선 기분을 느꼈습니다. 저에게 “윤주 선생님, 홍보!”하며 채널 홍보를 맡겨주는 게 속으로 엄청 기쁘더라구요. 날씨는 흐렸지만 예쁜 벚꽃 아래 둘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제 연인유무를 걱정해줄 정도로 경원이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보다 가까워진 만큼 고민되는 지점도 많아졌습니다. 도토리 안에서 경원이의 교우관계, 무심코 던지는 상처되는 말들, 저의 체력, 문제 상황에서의 대응. 이전에도 고민했던 것들이지만 짝꿍쌤이 되면서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단 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인 만큼 경원이와 저의 관계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방법을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에게 짝꿍쌤이라는 이름의 무게는 꽤나 무겁습니다. 제 말과 행동이 짝꿍의 즐거운 토요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한 사람과의 관계에 온전히 집중해야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활동 내내 짝꿍에게 눈을 뗄 수 없어 지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쁘게도, 짝꿍이라는 그 이름 하에 가까워지는 경원이와 저의 거리는 부정할 수 없더라구요. 첫 활동 이후 지금까지 하루에 두 번은 경원이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생각과 고민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 조윤주 자원활동가